이인제
이인제 의원이 최근 선친 묘를 이장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권력과 풍수를 둘러싼 역학관계가 정가에 회자되고 있다.
이 의원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지난 2000년 9월 선산인 충남 논산 연산면 어은리 선영에 모친을 안장했으나 지난해 1월 모친 묘를 극비리에 선영내에서 이장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모친묘 선영으로 이장이 의원은 이어 올 4월 조부모의 묘를 모친 묘의 10m 위쪽에 또 다시 이장했으며, 인근 선영에 있는 부친 묘도 조만간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묘자리의 풍수적 의미가 그 동안 정치인들의 행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 때문에 풍수 호사가들 사이에 이를 놓고 구구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조성된 지 3년여밖에 안된 묘를 이장한 건 일종의 재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말들도 나온다.
실제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당시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풍수가들이 모친묘 자리를 잡아줬으나 이 의원은 이후 대선후보 경쟁에서 고배를 마시고 송사에 휘말리는 순탄치 않은 일을 겪었다.
최근 묘자리를 봐준 지관은 당시 묘자리에 대해 "자리가 습해 물이 고이고 육탈(肉脫)이 안되는 등 기운이 안좋았다"며 "묘자리가 이 의원이 겪은 일들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관은 또 "이번에 옮긴 곳은 선영내에서 군왕혈 자리로 매우 좋은 곳"이라고 평했다.
정치인들의 명당찾기는 유독 충청도에 많다. 특히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정치인들이 자주 거론된다.
권력지향 정치인들, 명당찾기 지난 2001년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부모 묘를 충남 예산군 신양면 하천리에 옮긴 것을 비롯해 2002년 대선 직전 예산 산성리 선영에 선친을 안장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지난해 4월 김 전 총재가 이장한 곳에서 3km 떨어진 신양면 녹문리로 옮겼다.
또 한화갑 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2001년 목포에 있던 선영묘를 예산 신양면 인근에 은밀하게 옮겨 화제를 낳았다.
지방 정가 관계자는 "천심을 얻는 자에게 대권이 주어진다고 했는데 권력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풍수는 버리기 아까운 존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