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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구상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마스터플랜(기본계획)''이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실천모임)이 추진하는 재벌 개혁의 방향과 충돌하고 있다.
박 후보가 "재벌의 지배구조에는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하면서 경제민주화 입법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개혁의 수위도 낮아질 수밖에 없어 본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후퇴''라는 평가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민주화 이슈는 지난 4·11 총선을 기점으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선점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총선 뒤에는 남경필 의원을 좌장으로 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잇따라 법안을 제출하면서 이슈를 놓치지 않았다. 민현주-이종훈-남경필 의원이 각각 경제범죄 처벌 강화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순환출자 제한을 위한 법안을 냈다.
앞선 두 법안의 경우 박 후보가 지난달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약속한 것을 토대로 한다. 하지만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는 물론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도 의결권을 제한하는 3호 법안에서는, 박 후보와 실천모임의 입장 차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박 후보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것 외에 기존 대기업 지배구조를 손대는 데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는 "''내 주장을 관철시키는 게 최고다''라는 건 국익을 생각하지 않는 자세"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천모임의 법안이 향후 당론화 과정에서 기존 안보다 후퇴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배경인 것이다.
그러나 남경필 의원은 "당론화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만약 본질적인 부분이 후퇴하게 될 경우 야당과 힘을 합칠 생각도 있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박근혜 경선캠프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이 실천모임의 법안을 검토한 뒤 "잘했다"고 평가하는 등 적극 지지에 나서 주는 것도 실천모임의 동력이다.
대선이 가까워지고 경제민주화가 쟁점이 될수록 박 후보의 입장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실천모임에서 민주당 안과 상당 부분 비슷할 정도로 강력한 개혁안을 제시했는데, 이 안이 당론화 과정에서 후퇴할 경우 박 후보의 의지가 퇴색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BestNocut_R]
이 때문에 박 후보는 실천모임 소속 일부 인사에게 "세심하게 하라"고 말하는 등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근혜 경선캠프 정책위원이었던 강석훈-안종범 의원은 실천모임 소속이지만 그동안 발의된 경제민주화 법안들에 서명을 하지 않았었다.
다만 4호 법안인 금산분리 강화 법안을 준비 중인 이상민 의원은 "실천모임에 대한 당내 일각의 비판이 ''대기업을 해체하자는 거냐''는 건데, 우리는 소유구조를 건드리지 않고 경제력 집중 등 부작용을 막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박 후보가 한 말을 검토해보면 구체적인 면에선 별로 차이가 없다"고 갈등설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