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연일 찜통더위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도 대부분 짜증섞인 표정이다.
''이열치열''은 땀을 내서 몸 속의 더운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 더위를 이긴다는 말이지만 이 무더위에 열로써 열을 이기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폭염 속에 얼음을 이용해 무더위에 지친 이들을 유혹하는 곳 이른바 ''''이빙치열(以氷治熱)''''을 내세운 곳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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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화동에 위치한 아이스갤러리는 얼음조각을 테마로 한 전시 체험관이다.
얼음조각 전시관 입구에는 오리털 점퍼가 진열되어 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바깥과는 달리 전시관 내부의 평균기온은 영하 5도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전시관의 모든 벽은 얼음으로 이뤄져 있고 각종 얼음 조각들이 진열되어 있다. 피아노, 침대, 컴퓨터, 전화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다.
석굴암, 다보탑, 첨성대 등 문화유적은 물론이고 북촌 한옥마을의 기와집도 보인다. 아이들은 얼음으로 만들어진 미끄럼틀을 타기도 한다. 얼음 수족관 속의 물고기는 마치 진짜 살아있는 듯 해 아이들의 이목을 끈다.
구리시에 사는 권 모씨(39)는 14살 딸, 11살 아들과 함께 아이스갤러리를 찾았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이스갤러리를 찾아왔다는 권 씨는 ''''지하철에서 내릴 때만 해도 덥다고 짜증내던 아이들이 시원하다며 웃는다''''라고 말했다.
아이들만 전시관을 찾는 것은 아니다. 스무살 동갑내기 커플도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왕십리에 사는 김 모씨(20)는 ''''요즘 날씨가 더운데 여름에 겨울점퍼를 입고 저렇게 차가운 방에 들어간다는 게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1층에서는 얼음조각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활동이 이뤄졌다. 엄마와 길을 걷다 들렀다는 권승주(8) 양은 얼음조각작가의 시범을 보고 나서 와인글라스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었다.
아이스갤러리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전시관 관람료는 7천원, 얼음조각 체험은 5천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근처에 인접한 북촌 한옥마을과 경복궁, 창덕궁을 거닐다 더위에 지친 이들이 무더위를 식히기에 알맞다.
양천구 목1동에 위치한 아이스링크장에도 더위를 피해 온 이들이 많았다. 아이스링크장 역시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최근의 피겨 열풍으로 피겨를 배우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이 먼저 눈에 띄었지만 그 외에도 연인끼리, 친구끼리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링크장을 찾은 20대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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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은 함께 손을 잡고 스케이트를 타거나 벤치에 나란히 앉아 쉬고 있었다. 부천에서 온 한 모씨(20)와 구 모씨(20)는 스케이트장을 오늘 처음 찾았다고 했다.
한 모씨는 ''''여름엔 더워서 데이트 할 만한 곳이 까페밖에 없는데 링크장은 시원하기도 하고 스케이트도 재밌어서 좋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친구끼리 링크장을 찾은 대학생 무리도 만났다. 목동에 산다는 이 모씨(24)는 ''''어릴 때 목동 아이스링크에 와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학업 때문에 근처에 살면서도 링크장을 찾지 못하다가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시원한 아이스링크장에 왔다''''고 말했다.
목동 아이스링크의 평일 개장시간은 14시부터 18시까지지만 방학기간에는 아이들을 위해 10시부터 18시까지 링크장을 연다.
입장료는 유아 3000원, 중고생 3500원, 성인 4000원이고 스케이트 대여료는 2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