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서기호 "이정희 생각하면 만감 교차, 납득 안돼"

- 국회의원 되니 평소 연락 안하던 분도 전화해 만나자고
- 법원의 피라미드식 수직적 관료 체제가 문제

■방송: FM 98.1 (14:05~15:55) ■진행 : 김미화 ■손님 : 서기호 통합진보당 의원

서기호

 

▶김미화= 안녕하세요 김미화입니다.오늘 미니 톡톡콘서트 청취자 분들과 함께 해주셨습니다. 특볋 여성분들이 자리를 많이 채워주셨데요. 오늘 나올 이분 미남이신가봐요. 자전거 탄 풍경의 강인봉 씨 반갑습니다.

▶강인봉= 제가 출연하면서 저희보다 어리신 분이 나온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김미화= 얼마 전까지 판사였고 지금은 국회의원이 되셨는데요. 강인봉 씨, 이분 표현하려면 어떤 노래가 좋을까요?

▶강인봉= 요 노래 하나면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

(연주)

▶김미화= 자, 통합진보당의 서기호 의원 나오셨습니다.

▶서기호= 안녕하세요.

▶김미화= 이제는 판사님이 아니라 의원님이시네요. 비례대표14번인데 국회의원이 되셨어요.

▶강인봉= 원래 안 되는 거 잖아요.

▶서기호= 아마 역사상 처음인 것 같고요.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마음을 비우고 그 당시에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했는데... 마음을 비우고 했더니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김미화= 국회의원 됐더니 주변 반응이 어때요?

▶서기호= 계속 축하전화오고 문자오고 그럽니다. 평소 연락없던 분도 만나자 하고 그런 분들 제법 되십니다.

▶김미화= 여러분 ''서기호 판사님''하면 떠오르는 단어 뭐예요?

▶강인봉= 검색하면 가장 먼저 올라오는 단어예요. 국민판사나 이런 건 피상적으로 알려져 있고요. 이분이 어떤 분인지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질문을 좀 준비했는데요.나에게 학창시절은 참 즐거운 추억이었다?

▶서기호= 중고등학교 시절은 별로였고요. 대학교 시절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강인봉= 중고등학교 시절에 억울한 일을 당한 적이 있다?

▶서기호= 중학교 1학년 때 한 개 틀렸다고 한 대 맞았는데 너무 억울했습니다.

▶강인봉= 학교 다니면서 2등이어서 화난 적이 있다?

▶서기호= 2학년 2학기 때 2등을 한 적이 있는데 화난 건 아니고 충격을 받았죠.

▶강인봉= 부부싸움을 했을 때 나만의 화해법이 있다?

▶서기호= 네, 나름대로 있습니다.

▶강인봉= 콩밥을 먹어본 적이 있다?

▶서기호= 평소에도 많이 먹습니다만은, 대학시절에 2개월 동안 구치소에서

▶김미화= 왜요?

▶서기호= 그 당시에 가톨릭 학생회 활동을 할 때 회장도 하고 했는데요. 집회에 참석을 하다가 잡혔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 제가 유인물을 들고 있다 잡혔는데, 그걸로 기소되진 않고 미신고 집회를 했다고 해서 집시법으로 유인물에는 특별한 게 없었거든요.

▶강인봉= 그걸로 2달이나 구치소에요?

▶서기호= 그 당시에는 미신고 집회의 주체 소위 말하는 시국사범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구속이었어요. 아, 무조건 이라기 보다는 주최자 정도는요.

▶김미화= 진짜 콩밥 줘요?

▶서기호= 경찰서에서는 보리밥이 나오고요. 사식이라고 돈을 주고 하는 건 쌀밥이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콩밥이 아니라 보리밥 먹었습니다.

▶김미화= 중학교 때 틀린 갯수대로 맞았다?

▶서기호= 그 당시에 다 맞은 사람은 없었고요. 저 혼자 한 개 틀렸는데. "한 개 틀린 애 나와" 해서 한 대 맞았어요. 다른 애들은 더 맞았죠.

▶강인봉= 오히려 기쁘지 않았을까요?

▶김미화= 저렇게 잘난 척 하시는 분인 줄 몰랐어요.(웃음)

▶서기호= 저는 객관적 사실만 말했습니다.

▶강인봉=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도 아니고...

▶김미화= 2등이라서 화난 적이 있어요?

▶서기호= 화난 게 아니고 충격받은 건데... 그게 객관적 진실이거든요.

▶강인봉= 공부는 잘 하셨지만 이건 해도해도 안 되더라 하는 게 있으신가요?

▶서기호= 제가 공부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브레이크 댄스 잘 추고 여자를 잘 꼬시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고3때 짝궁이 됐어요. 그 때 이 친구는 후회된다며 저한테 많이 물어보고 그랬어요. 제가 가르쳐주고 하면서 많이 친해졌거든요. 대입시험 끝나고 이 친구에게 춤도 가르쳐 달라, 나도 여자 친구 좀 사귀고 싶다하니까 절대 안 된다는 거예요. 너는 절대 그런 컨셉에 안 맞으니까 한 우물만 파라고 해서 포기했죠.

▶김미화= 왜 그 친구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얼마나 몸이 뻣뻣한지 유연한지 우리끼리 한 번 봐요. 한 번만 브레이크 보여줘요.

▶서기호= 무지하게 뻣뻣하죠. 눈으로 쳐다보기 민망할 정도에요. 그냥 뭐 이렇게...

▶김미화= 무슨 아랍춤도 아니고요.(웃음)

▶서기호= 말 그대로 몸치죠. 그래서 제가 요가를 하고 있습니다.

▶강인봉= 공부만 열심히 하시던 분, 어떻게 보면 범생이라고 하는 분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데 익숙하거든요. 그런데 시키는 대로 안 하는 성향이 좀 있으신 것 같아요.

▶김미화= 판사시절에 참 힘드셨을 것 같아요.

▶강인봉= 그런 성향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요.

▶서기호=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가 급했어요. 왜냐면 제가 할 줄 아는 게 그것 밖에 없었으니까. 일단 그거라도 제대로 해보자 했고요. 대학교 가서는 공부를 안 했어요.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김미화= 안 했는데 사법시험 합격하셨어요?

▶서기호= 6년 간은 공부 안하고, 학생운동하고 인생 공부도 좀 하고 청춘사업도 좀 하고... 그 때 많이 놀았죠. 그러고 나니까 또 공부를 하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군대 다녀와서 2년간 집중적으로 공부했죠.

▶김미화= 아내랑은 언제 만나셨어요?

▶서기호= 사법시험 준비할 때 아는 분 소개로 만났습니다.

▶김미화= 부부싸움 가끔하시죠?

▶서기호= 저도 똑같이 부부싸움도 하고 그러는데요. 제가 사실은 2010년에 비폭력 대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후로 부부싸움이 많이 줄었습니다. 의견 대립은 지금도 있지만 그게 감정싸움으로 넘어가지는 않아요.

▶강인봉= 저는 싸움이 성립이 안되요. 부인께서는 저를 나무라시고 저는 대드는 거죠.

▶김미화= 구치소 생활도 하셨다, 또 보리밥도 먹어봤다 하셨는데.

▶강인봉= 그런데 판사 임용이 되셨어요?! 또 질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판사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유머가 있다?

▶서기호= 있다.

▶강인봉= 밖에 보니까 이상한 법원 문화가 있다?

▶서기호= 많죠. 많습니다.

▶강인봉= 판사들이 오히려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서기호= 예, 모르는 편입니다.

▶강인봉= 아는 사람이 부탁하면 솔직히 신경이 좀 쓰인다?

▶서기호= 예, 신경쓰이죠.

▶강인봉= 판사들이 소신껏 재판하지 못하게 하는 구조가 있다?

▶서기호= 심각한 구조가 있습니다.

▶김미화= 심각한 구조는 뭐예요?

▶서기호= 대법원장과 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식 수직적 관료체제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쉽게 말하면 관료 체제.

▶김미화= 들으시는 분들에게 쉽게 말해주세요.

▶서기호= 재임용 탈락 당시에 근무 성적때문에 탈락이 됐는데요. 그 근무성적을 법원장이 혼자서 독자적으로 매기거든요. 객관적 자료도 참고를 하지만 주관적인 평가를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판사들이 법원장에게 잘 보이려 할 수 밖에 없잖아요. 찍히면 안 되잖아요. 평소 발언 하나하나에 자기검열을 많이 하죠. 무난하게 살려고 많이 노력해요.

▶김미화= 그런데 왜 튀셨어요?

▶서기호= 튀었다기보다 모두가 ''예''할 때 ''아니오''라고 소신대로 말한 것 밖에.

▶김미화= 소신을 밝힘으로써 불이익을 당할 거라 생각하셨을 텐데.

▶서기호= 그 당시에는 몰랐고요. 재임용 탈락 하고 보니 ''아, 그래서 내가 불이익을 받았구나!''라는 걸 나중에 알았죠. 어떻게 보면 저는 보통 평범한 판사들의 생각과 달랐던 것 같아요. 이 정도 가지고 불이익을 준다면 그 사람들이 이상한 것이라 생각했죠. 스리고 가카빅엿 표현도 그런데요. 동료 판사들이 재임용 기간이고 하니까 조심하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그거 가지고 재임용 탈락시킨다는 것은 말이 된다, 그렇게 했다가는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텐데 그걸 감당할 수 있겠나.

▶김미화= 왜 가카빅엿이라고 하게 된 거예요?

▶서기호= 제가 만들어낸 것은 아니고요. 제가 그렇게 창의적인 사람은 아니에요. 나꼼수 방송에 나온 분들이 쫄면 안된다는 노래를 만들어서 인터넷상에 회자가 됐는데. 쪼는 아이에게 가카할아버지가 빅엿을 선물하신다 그러니까 쫄지마라, 위축되지 말라는 취지였어요. 그러다 아주 자연스럽게 출근길에 SNS심의한다고 하지만 쫄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날린 거예요. 정확히 말하면 서기호 판사가 가카에게 빅였을 날린다는 게 아니고 가카가 위축되는 사람에게 빅엿을 주실거다, 주어가 다른 거죠. 이걸 조선일보에서 판사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하느냐 하면서 보도가 났죠.

▶김미화= 이래서 판사가 세상 물정 잘 모른다 .. 여기에 예라고 하셨네요. (웃음)''밖에 나오니 법원에 이상한 문화가 있다''는요?

▶서기호= 이건 주진우 기자가 쓴 <죽이는 기사만 쓰는 주기자>라는 책이 있습니다. 여기보면 판사들이 골프 선수가 되려고 주말마다 골프장에 가고, 골프채널 열심히 보고 골프 책 찾아보고 한다. 그 다음엔 가수가 되려고 밤엔 노래방 가서 노래하고 한 번 마이크 잡으면 안 놓는다는 걸 써 놓으셨어요. 그거 보고 제가 많이 웃었는데. 한 편으로는 판사가 사회적으로 대접받는 지위다보니까 실제로 접대를 좀 받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수가 되려고 한다든지 골프를 열심히 한다는지 그런게 있죠. 그리고 술 먹을 때 폭탄주를 굉장히 좋아하죠.

▶김미화= 의원님도 술 잘하세요?

▶서기호= 근데 그런 문화가 다는 아니고요. 약간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

▶김미화= 그리고 일단은 바쁘시잖아요.

▶서기호= 그리고 제가 2000년도 판사 됐을 때는 그런 문화가 많았는데, 점점 그런 문화가 줄어들고 있어요. 특히 수도권에 올라오면 더 그렇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판사들은 바쁘기 때문에 그런 건 많이 줄어요.

▶김미화= 청탁은 아니더라도 부탁 받고 신경 쓰였던 경험 있으세요?

▶서기호= 아무래도 아는 사람이 부탁하면 신경쓰이죠. 보통 판사들이 이런 부탁이 왔을 때 일단 들어드립니다. ''그런 점이 억울하시겠네요'' 하면서 충분히 들어드립니다. 그런데 요즘 판사들이 많아져서 서로 다 잘 아는 것은 아니고 요즘은 부탁한다고 들어주는 것도 아니라는 상황 변화를 얘기 해드리고요. 제가 뭐 알아는 보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안 알아봅니다.

▶김미화= 같이 일하던 분들이 나가서 전관예우 같이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하시는 분도 있으실 것 같아요.

▶서기호= 그렇죠. 일단 들어는 주되 그렇다고 실제로 청탁이 왔던 해당 판사에게 전화를 하거나 하는 건 자제했습니다. 보통 많은 분들이 그렇습니다. 그 부탁 자체를 우리는 뭐가 없다고 거절하면 청탁한 분들이 상처를 받기 때문에 들어는 주되 기대감을 갖지 않게끔 상황을 설명합니다.

▶김미화= 판사 유머 듣고 싶죠?

▶강인봉= 재미는 없는 것 같지만 좀 소개를 해주시요.

▶서기호= 예를 들어 뻥커부장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건 유머가 아니고 표현이구나. 제 책에 나오는 건데요. 제 책 이번에 나왔습니다. <국민판사 서기호입니다>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인터뷰 형식이고요. 여기에 사법개혁 관련해서도 많이 나옵니다. 법원행정처라는 곳이 있는데 하나의 엘리트 코스죠. 여긴 자기가 가고 싶다고 가는 곳이 아니죠. 일년 뒤 지망하는 곳을 써서 낼 때 법원행정처라고 써도 못 가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끼리 어디 썼냐고 물어볼 때 법원행정처 썼다고 하죠. 썰렁하죠.

▶김미화= 어차피 못가는데... 이런거죠. 너 뭐되고 싶어 할 때, 나 대통령. 이런 거죠.

▶강인봉= 연수원 나오고 선택을 하시잖아요. 판사, 검사, 변호사. 성향들이 다르신 것 같은데 특별히 판사를 지원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서기호= 판사는 최종적인 판단 기관이라는 점이...

▶강인봉= 돈을 벌려면 변호사, 어떤 분은 바로 검사로 가시기도 하고.

▶서기호= 판사나 검사나 다 사람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저보다 재미있는 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아 거꾸로 저만 재미없어요.

▶김미화= 서기호 의원님 재미있으시던데요.

▶서기호= 감사합니다. 저는 재미없는 분과 있으면 재미없고, 재미있는 분과 있으면 저도 막 끼가 발산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김미화 씨 같은 분들을 좋아해요. 유쾌하신 분들.

▶강인봉= 유쾌하신 김에 제가 듣기에 평소에 <일어나>라는 노래를 즐겨 부르신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노래 들어볼까요. 한 곡..

(노래)

▶강인봉= 판사들이 마이크 잡으면 안 놓으신다고 그러잖아요.

▶김미화= 판사시절에 가수 연습하셨죠?

▶서기호= 한 때 연습 했습니다.

▶강인봉= 발성훈련만 받으시면 가수 하실 수 있습니다.

▶김미화= 무대매너가 예술이에요.

▶강인봉= 우리가 많이 놀아봤다고 얘기하죠.

▶서기호= 2007년까지 노래방에서 많이 연습했는데요. 책을 읽다보니까 취미가 바뀌더라고요. 2차를 안가고 책을 읽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김미화=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가 모레까지 열리는데, 후보자들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으실 것 같아요.

▶서기호= 어제 청문회에서도 나왔습니다만, 재벌 친화적인 판결이나 성향이 보인다는 지적이 있는 것 같고요. 그 다음에 김신 대법관 후보 같은 경우는 종교 편향적이기까지 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판결이나 직접 쓰신 저서에서 그렇다고요. 대법관 후보는 공정하게 해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미화= 헌법재판소 공백사태가 일 년간 계속 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서기호=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인데요. 다른 나라에도 부끄러운 일이고요. 그 당시에 조용환 후보자의 천안함 발언을 문제 삼아서 그렇게 된 것 아닙니까. 사실 그 발언이 재판소장 자리에 그렇게까지 부적절하다고 할 내용은 아닌 것 같은데, 일년 동안 공석으로 놔둔 바람에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본 거 잖아요. 나머지 여덟분이서 힘드셨을 것 같아요. 그만큼 사건 처리가 늦어졌을 것 같아요. 앞으로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갖가지 제안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법사위 활동하면서 연구를 해보겠습니다.

▶김미화= 활발한 활동 기대해보겠습니다. 의원님에 대한 트위터 질문 받아볼까요?

▶강인봉= 의원되신지 얼마 안 돼서 판사 관련한 질문이 많아요. 판사들도 회식하나요?

▶서기호= 회식해서 폭탄주 돌리는 게 기본 행사인데요. 제가 그래서 이건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강권하는 문화다. 그리고 특징적 현상이 2005년이후부터 직원들도 여성이 늘고 판사도 여성이 늘었습니다. 술보다 공연관람 이쪽으로 하자. 2008년부터 저희 재판부 같은 경우 뮤지컬 관람으로 대체를 했습니다.

▶강인봉= 연수원 성적이 평생 간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서기호= 저는 연수원 성적 별로 안 좋았고요.

▶강인봉= 일등을 안 놓치신 분이?

▶서기호= 서울대 법대 딱 들어가 보니까. 저는 턱걸이로 들어갔거든요. 목포에서는 일등 했다 하더라도 대학 가보니까 잘하는 친구들이 많고. 저는 할 줄 아는 게 공부 밖에 없어서 그거라도 겨우겨우 했는데, 학교에는 공연도 많이 알고 책도 많이 읽으면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제법 있더라고요.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연수원 때도 제가 성적이 좋지는 않은데. 연수원성적이 평생가는 게 2000년 당시에는 좀 그랬어요. 지금은 조금씩 완화되고 있습니다.

▶강인봉= 어떻게 보면 본의 아니게 판사에서 의원이 되셨는데, 기회가 있으면 다시 판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서기호= 지금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고요. 전에는 재임용 심사 때 상중하로만 평가됐는데, 거기에 최하등급을 신설하고 최하등급을 받은 사람에게 공개해서 이의제기절차를 보장해주겠다고 최근에 발표했습니다. 결국 제 사건 때문에 판사회의가 벌어지고, 하나의 연구팀이 만들어져서 나온 안이에요. 결국은 그 자체로 재임용 탈락이 부당하다는 게 증명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는데 다만 판사로서의 복귀를 목적으로 하려는 것은 아니고, 위법하다는 걸 밝히고 저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판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대응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미화= 함께 하신 분들 중에 질문 있으세요?

▶방청객= 가카 빅엿 발언에 대해서 후회한 적은 없는지?

▶서기호= 후회는 없었고요. 그 당시에 제가 제 나름대로 소신 있게 한 거고. 판사가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냐 하는 분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통쾌했다고 좋은 얘기해주시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특별히 후회하지는 않고요. 후회라는 게 실수했을 때 드는 감정인데, 어떤 행동은 다 긍정과 부정적 측면이 다 있는 거 같아요. 부정적인 것은 다음 기회에 보완을 하면 되고 긍정적인 측면을 살려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게 제 신조입니다. 그 사건도 위기라면 위기였는데, 나름대로 기회로 극복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김미화= 여러분 기억하세요? 아드님이 재임용에서 탈락했을 때, ''사법족쇄가 풀렸다''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자, 아버님 안녕하십니까?

▶서기호 의원 아버지= 감사합니다.

▶김미화= 사법족쇄가 풀렸다,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인가요?

▶서기호 의원 아버지= 사실은 어렵게 어렵게 판사의 위치까지 갔습니다. 사법부라고 하면은 정의적, 합리적, 신뢰적, 평등적인 신성한 곳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일이 잘못 되가는 상황을 보니 전혀 그런게 아니에요. 판사들이 제대로 판결을 할 수도 없고 항시 감시를 당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도 없고 부적절한 판단을 해서 판단을 하고 모든 것은 비공개적으로 운영을 하고. 저도 32년 간은 개인 사업을 했습니다. 오히려 내 개인 사업체만도 못하더라고요. 너무나 실망을 했어요. 그래서 안타까웠어요.

▶김미화= 살아오시면서 아드님에게 제일 강조한 것은 뭐였나요?

▶서기호 의원 아버지= 정의구현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면서부터 일절 공부하라고 한 마디도 안했어요.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하고. 제가 강조하는 건 교회에 빠지지 말고 꼭 가거라. 그렇게 해서 아이들 4명을 가르쳤습니다.

▶김미화= 아드님이 대학교 때 좀 노셨다는데요. 어떻게 보세요?(웃음)

▶서기호 의원 아버지= 저는 몰랐습니다. 믿었기 때문에.

▶강인봉= 지금 국회의원이 되셨는데, 솔직히 국회의원과 판사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맘에 드세요?

▶서기호 의원 아버지= 저는 그 전에는 판사를 정말.. 판사됐을 때 그 기쁨을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그랬는데 대 실망을 했어요. 사법부가 이런 곳인가 하고요. 지금은 판사라고 안합니다. 국민판사라고 합니다. 어제 국회의원 당선됐으니까, 그 때도 국민판사 수고많았다고 그랬죠.

▶김미화= 국회의원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 것 같아요.

▶서기호 의원 아버지= 제 소망은 여러 가지 없습니다. 정의구현의 선구자가 되어야 하고, 국민을 위한 봉사정신으로 국회의원을 해라. 그 다음으로 항시 약한 자의 편에서 도우미가 돼라. 판사 때도 제가 그런 말을 했는데 거기서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까요.

▶김미화= 국민을 위해 더 크게 봉사를 하려고 국회의원이 되셨습니다. 아버님 말씀 어떻게 들으세요. 서 의원님?

▶강인봉= 많이 쑥스러워하시네요.

▶서기호= 아버님하고 살갑게 대화를 하는 편은 아니에요. 워낙 예전부터 좀 엄하셨어요.

▶김미화= 아버님과 대화하세요.

▶서기호= 예. 아버지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잘 하겠습니다.

▶김미화= 아드님이 잘 하겠다고 인사했습니다.

▶서기호 의원 아버지= 그래, 고맙다. 내가 항시 얘기한대로 소신을 다 해주길 바라고. 이제는 판사보다 더 큰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전보다도 더 소신껏 잘해주기를 바랍니다.

▶김미화= 아버님, 감사합니다. 서기호 국민판사의 아버님이시니까 대단하신 분이죠.

▶서기호= 저하고 가족들하고 있을 땐 굉장히 무뚝뚝하신 분인데, 마이크 잡으시면 재미있는 얘기 많이하세요. 마이크 체질이신가봐요.

▶김미화= 두 분이 다 그러신 것 같아요.

▶강인봉= 원래 아버지와 아들 사이가 살갑지는 않거든요. 또 우리나라 아버님들이 자상하기보다 엄하시잖아요.

▶김미화= 국민판사 임명장은 어디에 보관하세요?

▶서기호= 집에 있는데, 이제 의원회관으로 옮겨야할 것 같습니다.

▶김미화= 누가 주셨죠?

▶서기호= 2월 재임용 탈락하고 퇴임식 할 때. 그 당시 국민의 눈이라는 트위터 계정이 새로 만들어졌는데 민변 광주전남지부장이던 이상갑 변호사님아 그걸 만들어주셨어요. 그 당시 워낙 이슈가 되다보니까 팔로우가 만 명이 됐습니다. 거기 트위터 내에서 논의를 해가지고 국민판사 임명장과 국민판사 법복을 만들어 그날 오셔서 직접 전달을 해주셨습니다.

▶김미화= 걱정되는 얘기 좀 나눠볼게요.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 대선 출마 얘기 나오던데 어떻게 보세요?

▶서기호= 이정희 전 대표 하면 저로서는 만감이 교차하는데요. 제가 이정희 전 대표를 굉장히 신뢰를 했기 때문에 그 분의 영입제안으로 통합진보당에 입당하지 않았습니까. 그분이 4년 간 의정할동을 통해 보여준 진정성, 헌신.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지를 받던 모습이 부정경선문제가 터졌을 때부터 보여준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겁니다. 많은 국민들이 실망을 했고요. 국민과 대의보다 특정정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이 납득하기 힘들었어요.

▶김미화= 출마는 어떻게 보세요?

▶서기호= 5월부터 보인 실망스런 모습에 대해 사과는 아니라도 해명을 좀 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대선 출마를 한다면 의미가 있을 텐데. 그것 없이 한다면 지금으로선 이해가 잘 안됩니다. 그리고 더구나 야권연대가 단순히 지분 나누기가 아니잖아요. 야권연대의 목적은 야권이 연대해서 투표를 안 하려는 사람도 투표를 하고 싶게끔 만드는건데, 5월 이후 모습에 대해 쇄신하는 모습이 없으면 야권 연대의 시너지 효과도 없을 거라 봅니다.

▶김미화= 이석기 김재연 의원 논란에 어떤 해법이 필요한 것 같으세요?

▶서기호= 이미 5월부터 계속 나온 얘기라서. 법적책임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지자고 하는 거니까 총사퇴 하자고 했거든요. 총사퇴 결의를 위반한 분들은 제명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워낙 길어지다 보니까 국민들도 이제는 거의 무관심한 지경까지 간 것 같습니다.

▶김미화= 법관근무평정제도 개선안이 만들어졌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세요?

▶서기호= 이번에 나온 개선안은 상중하 말고 별도의 최하등급을 신설을 했고요. 이걸 당사자에게 통지를 하도록 돼있습니다. 그점에 대해서는 나아진 편인데, 여전히 법원장 1인의 평가가 유지되고 있어서 이게 심각부분입니다. 왜냐면 근무평정의 핵심이 법원장에게 눈치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였거든요. 법원장 1인의 평가가 유지된다면 판사들이 최하등급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모두가 ''예''할 때 나도 ''예''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김미화= 이런 분인지 몰랐어요. 많은 분들 방송 듣고 후기 좀 올려주세요. 오늘 자탄풍의 강인봉 씨 추천곡을 들으면서 마무리하죠.

▶강인봉= 최근에 제가 만든 <살아있어 좋은거야>들려 드리겠습니다.

▶김미화= 통합진보당 서기호 의원님과 함께 했고요. 의원님 감사합니다.

▶서기호= 감사합니다.

CBS <김미화의 여러분> 프로그램 바로가기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