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국립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김주원이 프리랜서 발레리나로 나선다. 15년간 1년에 150회 정도 공연을 소화해낸 그는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실험적인 공연에 출연하기도 했고, 화보를 찍는가 하면 TV 예능프로그램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도 얻었다.
15년간 정든 국립발레단을 떠나는 김주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라는 수식어밖에 없었어요. 그 외에 다른 수식어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김주원이라는 아티스트로 관객과 만나고 싶었다"며 "다작보다는 한 작품을 좀더 깊이 있고 충실하게 역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15년간 슬럼프나 힘들었을 때를 부상이나 아플 때였다고 기억한 김주원은 "아픈 상태로 한 4, 5년 정도 춤을 췄는데 어느 날 발이 너무 부어서 토슈즈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가 됐다. 바늘로 발끝을 의사 선생님이 찔렀는데 피가 철철 나도 못 느끼고 있었다"며 "토슈즈는 당연히 신을 수 없다는 일이 있었고, 1년 가까이 하루에 12시간 운동선수랑 똑같이 트레이닝을 했다. 그때 내 꿈은 토슈즈를 신는 게 꿈이었다"고 발레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족저근막염으로 발레를 그만둬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에 시달린 김주원은 재활 끝에 부상을 딛고 2006년 무용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최고 여성무용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다.
김주원은 또 국내 관객들이 보지 못했던 좋은 공연들을 준비하고 있고, 예술 장르와의 협업도 계속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정의 뉴스쇼'' 전문◈■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주원 前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발레리나 김주원 씨. 15년 간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동을 해 왔고요. 요즘에는 TV 예능프로그램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인기까지 얻고 있는 분인데요. 15년간 몸담았던 국립발레단을 떠납니다. 말하자면 프리랜서 발레리나가 된 건데. 며칠 전에 마지막 작품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죠. 발레리나 김주원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 김주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립발레단 무용수로서 마지막 공연을 일요일에 하셨다고요, 지난 일요일?
◆ 김주원> 네. 7월 1일 3시 공연으로 마지막 무대를 마쳤습니다.
◇ 김현정> 안 울었어요?
◆ 김주원> 저는 안 울 줄 알았는데 공연 다 끝나고 마지막 커튼콜 때 관객분들이 기립박수 치시는 것 때문에 처음으로 무대에서 현실적인 눈물을 흘려봤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죠, 그 순간에는.
◆ 김주원> 네. 그분들이 진심으로 저한테 15년 동안 국립발레단의 모습에 대한 박수를 쳐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 김현정> 지금 또 울먹울먹하시네요, 또. (웃음)
◆ 김주원>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그런데 김주원 하면 국립발레단이었고 국립발레단 하면 김주원이었고. 국립발레단의 얼굴 같은 분인데 왜 갑자기 이렇게 발레단을 떠나기로 하신 거예요?
◆ 김주원> 정말로 15년 동안 김주원이라는 이름 앞에는 저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라는 수식어밖에 없었어요. 그 외에 다른 수식어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국립발레단은 1년에 한 150회 정도 공연을 소화를 해내야 되는데 평상시에도 한 5개의 정도의 작품을 항상 연습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동시에, 연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군요.
◆ 김주원> 네. 그래서 이제는 제가 이렇게 다작보다는 한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고 충실하게 역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국립발레단의 얼굴이기도 하지만, 김주원이라는 아티스트로 관객분들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깊이 있는 변화를 좀 해 보고 싶었다, 이런 말씀이에요.
◆ 김주원> 네. 국립발레단에 있으면 아마 편하게 제가 좋은 작품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겠지만, 제가 열심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기억이 나는 게 김주원 씨의 그 발사진이 한번 공개가 된 적이 있었어요.
◆ 김주원> 네.
◇ 김현정> 상처투성이에 반창고로 발가락 하나하나 동여맨 사진. 이게 발레리나 발이냐, 남자축구 선수 발이냐, 이런 댓글들도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그 발은 그렇습니까?
◆ 김주원> 네, 예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토슈즈를 몇 켤레나 지금까지 바꿔 신었을까요?
◆ 김주원> 세어본 적이 없어서 많을 때는 하루에 두 켤레, 세 켤레 신을 때도 있어요.
◇ 김현정> 하루에. ◆ 김주원> 네. 백조의 호수 전막 같은 경우에는 공연 한 번에 두 개 정도 신게 되거든요.
◇ 김현정> 그야말로 백조예요. 겉으로는 우아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물속으로는 끊임없이 물길질 하고 있는.
◆ 김주원> 발레리나가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15년 되돌아봤을 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그러면.
◆ 김주원> 언제나 항상 저한테는 슬럼프나 힘들었을 때가 부상이나 아플 때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족저근막염. 이거 이름도 좀 어려운데 이런 앓았던 적도 있죠?
◆ 김주원> 네. 저한테는 이렇게 사형선고처럼 팀을 관두라는 이야기를 여러 병원에서 들었던 경험이었어요, 족저근막염이라고.
◇ 김현정> 그게 어떤 병입니까, 그게?
◆ 김주원> 발바닥에 족저근이라는 근육이 있는데요. 그 근육은 되게 크고 두꺼워서 통증을 잘 못 느낀대요. 그런데 제가 허리나 목이나 다른 부위가 상당히 심하게 아픈 상태로 한 4, 5년 정도 춤을 췄어요. 그런데 어느 날 발이 너무 부어서 토슈즈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바늘로 발끝을 의사 선생님이 찔렀는데 피가 철철 나도 제가 못 느끼고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럼 어떻게 감각이 마비가 된 거예요?
◆ 김주원> 네. 신경이 눌려서. 그러니까 그냥 걷는 것도 힘들 텐데. 토슈즈는 당연히 신을 수 없다라는 그런 일이 있었어요.
◇ 김현정> 그 순간을 그럼 어떻게 극복했어요? 무용가한테 무용하지 말아라, 토슈즈 신지 말아라라는 말은 지금 말씀하셨듯이 정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거였을 텐데.
◆ 김주원> 네. 그런데 울거나 하지 않고 올림픽 같은 데 보면 인대나 근육이 끊어진 상태에서 경기를 하시는 분들 가끔 봤어요. 그래서 그렇게 움직이는 게 가능한가? 하고 제가 수소문을 해서 그 운동선수 트레이너를 하고 계시는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한 10개월, 1년 가까이 그분이랑 하루에 12시간 운동선수랑 똑같이 트레이닝을 했어요. 그때 제 꿈은 토슈즈를 신는 게 꿈이었는데.
◇ 김현정> 1년 만에 신었어요?
◆ 김주원> 네, 선생님이 한번 신어보라고 해서 신었는데 아프지 않고 서지더라고요.
◇ 김현정>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었겠네요.
◆ 김주원> 네. 그때 제가 무대에 선 게 ''''브누아 드 라 당스'''' 제가 상 받는 무대가 첫 무대였어요, 부상 이후에.
◇ 김현정> 2006년에 그 ''''브누아 드 라 당스'''', 이게 최고 여성무용상. 말하자면 무용계의 아카데미 같은 건데. 그 병에서 극복하고 난 다음에 바로 상을 탄 거예요?
◆ 김주원> 네. 그래서 그때 상 받은 것보다 저는 토슈즈를 신고 춤을 춘다는 것에 더 행복했었어요, 그때.
◇ 김현정> 그랬군요. 그런 어려움 끝에. 그런데 그때 그 상 받고 나서 해외 유명발레단에서 입단제의도 많이 받았다고 제가 들었는데, 왜 그때 안 가셨어요?
◆ 김주원> 그 상의 의미가 더 컸던 이유는 100% 국립발레단에서 만든 작품, 한국 사람들이 모두가 출연을 했고 한국 사람들의 의상과 음악과 세트. 모든 게 메이드 인 코리아였어요. 그래서 외국 사람들도 동양 사람이 이런 감정표현을 하는 것에 되게 놀라셨었거든요. 그래서 김주원이라는 발레리나는 한국 관객들로 만들어진 발레리나거든요. 그러니까 꼭 크고 화려한 무대, 관객이 2000명가량 있는 큰 무대뿐만 아니라 저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무료공연부터 구청에서 공연하고 초등학교 아이들 강당에서 춤추고, 그렇게 만들어진 무용수가 김주원이더라고요.
◇ 김현정> 정말로 메이드 인 코리아네요.
◆ 김주원> 아직까지도 그런 제의들이 오는데 저까지 나가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나름 있었어요, 그래서.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요, 이제는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주원이 아니고 그냥 발레리나 김주원입니다. 앞으로의 목표, 어떤 걸까요?
◆ 김주원> 한국 관객분들이 보시지 못했던 좋은 작품들이나 어떤 그런 공연들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또 다른 예술 장르와의 그런 어떤 협업들도 여러 가지로 계속 준비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아주 파격적인 것도 혹시 생각하세요? 예를 들면 노래라든지 연기라든지 아주 다른 무대에 발레를 접목시킨 어떤 것.
◆ 김주원> 좋은 아이디어를 주셨네요. 제가 이제부터 생각해서 준비해 볼게요. (웃음)
◇ 김현정> 그래요. 김주원 씨, 응원하겠습니다.
◆ 김주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