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금융권의 기준금리 역할을 해온 ''리보금리''(영국은행간 금리)를 조작한 의혹으로 바클레이 은행의 경영진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3일(한국시각) 바클레이 은행의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다이아먼드가 사퇴한데 이어 최고운영책임자인 제리 델 미지어도 이날 사퇴했다. 전날에는 회장인 마커스 에이지어스도 사의를 표명했다.
최고 경영진들이 줄줄이 사퇴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바클레이 은행이 차입금리를 실제보다 낮게 영국 금융당국에 보고해 은행의 건전성을 부풀렸다는 의혹으로 영국과 미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바클레이 은행은 전날 미영 당국으로부터 4억5,3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함께 영국의회는 4일 이번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바클레이측은 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금리조작 압력을 내비치는 민감한 메모를 폭로해 이번 의혹이 영국 정계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바클레이는 이날 다이아먼드 CEO와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의 폴 터커 부총재가 지난 2008년에 나눈 전화 통화 메모를 공개했다. 메모에 따르면 터커 당시 시장감시국장은 "바클레이 은행의 금리가 왜 이리 높냐는 주요 관계자들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이아먼드 CEO는 이를 금리조작압력으로 이해하지는 않았지만 미지어는 ''조작압력''으로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영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조사중이며 특히 중대사기조사청은 형사처벌을 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영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글로벌 금융기업은 시티은행그룹과 JP모건체이스은행,도이체방크,HSBC은행 등으로 이들 은행들도 금리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국제금융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