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얼마전 열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임동민-동혁 형제만큼이나 기대를 모았던 한국인 연주자가 있다. 바로 피아노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는 올해 열아홉 살의 손열음 양.
손양은 임동민-동혁 형제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 결선에 올랐지만아쉽게도 입상에는 실패했다.
"연주를 계속 못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아요. 본선 1, 2차 연주는그런대로 괜찮았거든요. 하지만 결선에서는 왠지 좀 안 좋았어요. 이유를 모르겠어요. 집중이 잘 안되더라구요."손양은 콩쿠르 출전 초반부터 감기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동행인도 하나 없이 폴란드 바르샤바까지 혼자 가서 홀로 지냈다.
"제가 원래 해외 콩쿠르에 항상 혼자 다녀요. 근데 이번엔 몸도 안좋은 데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돌봐주는 사람도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하지만 씩씩한 성격답게 결과에 그리 연연해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스스로 내 연주가 맘에 들지 않아 그게 속상할 뿐 순위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며 "콩쿠르에서 요하는 스타일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라 생각하면 되고 결과는 상관없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손양은 일찍이 외국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비슷한 또래의 순수 국내파 학생들가운데 이른바 가장 ''뜬'' 연주자다.
1997년 러시아 영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2위, 2000년 독일 에틀링겐 콩쿠르 1위입상 후 2002년 이탈리아 비오티 콩쿠르 최연소 1위를 차지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강원도 원주여중을 졸업하던 해에 대학과정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영재로 수석 입학, 현재 김대진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김 교수와는 지난해 제1회 금호음악인상을 나란히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로린 마젤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 내한공연 협연을 비롯한 여러 무대에서면서 팬들도 부쩍 늘었다. 손양의 미니홈피엔 이름 모를 팬들이 남기고 간 방명록이 수두룩한데, 여기에도 일일이 다 답글을 달만큼 팬들에게도 친절하다.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지만 인터넷은 직접 대면하는 곳은 아니잖아요.답글 달고 하는 게 재미있어요. 실제로 그러다가 친해진 사람들도 있구요."콩쿠르의 여운을 달래고 이제 그는 11월 11일 열리는 독주회 준비에 나서야 한다. 성남아트센터 개관 기념 프로그램의 하나로, 오후 8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무대에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제14번 월광''과 ''제23번 열정'', 그리고 쇼팽의 ''전주곡 Op.28'' 전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김대진 선생님과 상의해서 프로그램을 골랐어요. 타이틀이 있는 베토벤 소나타들 가운데 가장 하고 싶은 곡으로요. 하지만 ''월광'' ''열정'' 두 곡은 그동안 별로 쳐보지 않은 곡들이라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이제 겨우 대학을 입학할 나이지만 고등학교 과정을 건너 뛰고 대학에 온 덕분에 올해 벌써 4학년,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손양은 "콩쿠르 출전도 앞으로 계속 생각해 봐야 하고, 유학도 준비할 계획"이라며 "공부는 계속 여러군데서 하고 싶은데, 졸업 후 어디로 유학을 갈지 아직 결정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독주회에 이어 다음달 7일 마산 MBC홀, 8일 사천 문화예술회관에서 폴란드필하모니아 포모르스카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협연, 12월 말 부천시립교향악단 제야음악회에도 출연한다.
성남 독주회 1만-2만원. ☎031-783-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