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관들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정보를 캐내기에 어려운 상대라고 미국의 로스엔젤리스타임스(LAT)가 25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뉴저지 주에서 식당을 하면서 북한 외교관들과 가까운 사이가 돼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는 로버트 이건씨의 경우 미국 정보당국에 북한 손님들에 대해 보고를 해왔으며 미국 관리들이 DNA추적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의 옷에서 머리카락을 떼어내기도 했다. 또한 그의 사무실에서 FBI의 감시장비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을 파악하기 위해 "햄버거 굽는 사람까지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정보당국은 북한을 여전히 ''정보의 블랙홀''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례로 LAT는 미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도 방송을 보고서야 알았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지난 2007년 북한이 시리아에 비밀 원자로를 제공한 사실도 이스라엘로부터 전해듣고서야 알았으며 지난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도 그들이 공개할 때까지 미 정보당국은 까맣게 몰랐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당시 우라늄 농축시설을 둘러본 지크프리드 해커 스탠포드 대학 박사는 "위성 사진이 얼마나 제한된 기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보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북한이 매우 폐쇄적이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접근도 매우 제한돼 있는데다 서방세계에 내부정보를 흘려줄 ''정치적 반대세력''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 주재 외교관들도 ''조국을 배신하지 못하게'' 가족들을 고국에 남겨둔 채 파견돼 미국이 매수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미국의 첨단 도청장비도 땅 속에 파묻은 유선통신에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 험준한 산악지형 때문에 위성 감시 역시 힘들고 대부분의 군 시설은 지하 갱도에 숨어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LAT는 "뒤죽박죽 섞여 있는 퍼즐 몇 조각으로 전체 그림을 맞추는 것처럼 북한 정보를 캐내기 어렵다"고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