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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민주당 임시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입구 대의원증 교부처에서 한 60대 남성이 신원을 확인하던 30대 여성 당직자의 뺨을 때렸다.
민주당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남성은 지난 2003년 9월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분당하기 직전의 당무회의장에 ''난닝구(러닝 셔츠)'' 차림으로 나타나 ''신당 반대, 민주당 사수''를 외치며 신당 창당파에게 주먹을 휘둘렀던 65살 이 모 씨로 확인됐다.
그의 차림새 때문에 ''난닝구''로 불렸고 이후 ''난닝구''는 민주당 보수파를 일컫는 말이 됐다. 민주당의 분당과정에서 나타난 난닝구와 빽바지 논쟁의 어원도 그로부터 시작됐다.
빽바지는 유시민 전 의원이 2003년 4월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면바지를 입고 의원 선서를 한 것을 비하한 표현이다.
''난닝구'' 이 씨는 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대의원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임시전당대회에는 ''난닝구''이외에도 상습적인 훼방꾼들이 있었던 것으로 민주당은 파악하고 있다.
''난닝구'' 이 씨가 여성당직자의 뺨을 때린 뒤 이 씨를 끌고가려던 상황에서 한 무리의 남성들이 몰려들어 난장판이 됐고 여기에 박 모 씨가 끼어있었다.
그는 지난달 4일 지역위원장 회의 때와 지난 14일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 23일 중앙위원회에서도 회의장에서 소란을 피웠던 인물과 동일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달 14일에야 입당한 평당원이었다.
이들은 이날 출입문 경계가 허술해진 틈을 타 전당대회장에 입장해 철제 의자를 휘두르며 합당 반대를 외쳤다.[BestNocut_R]
민주당은 12일 ''난닝구''로 알려진 이 씨를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또 이 씨 이외에도 당직자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채증한 사진을 통해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 고발할 계획이다.
손학규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빚어진 폭력사태와 관련해 "국민에게 보여드려서는 안 될 모습을 보여드려서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죄송하고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그 모습이 저희가 통합을 이뤄내야하는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