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지난 3월 22일 경남지역의 구제역이 끝난지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축산농가들은 아직 가축 재입식을 하지 못해 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매몰지 주변 주민들은 침출수 유출이나 지하수 오염 불안을 겪고 있다.
경남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해 큰 피해가 발생한 김해의 경우, 인근 주민들이 돼지 재입식을 반대하면서 돼지를 재입식한 농가가 아직 단 한 곳도 없다.
주민 반발로 구제역 이후 입식 못해 ''텅 빈'' 돼지 축사재입식을 하지 못한 것은 인근 마을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다.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축산농가 때문에 분뇨 악취 등의 피해를 입은 데다, 구제역으로 매몰지 인근 지하수 오염까지 우려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입식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하지만, 축산농가들은 생계 때문에 더이상 입식을 미룰 수 만은 없다며 다시 돼지를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일부 축산농가들이 입식을 하기 위해 축사를 정리하고, 방역과 소독을 하는 등 재입식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돈협회 관계자는 "생활고 때문에 낸 빚이나 융자금을 갚기 위해서라도 일부 양돈업자들이 다시 입식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돼지 가격이 엄청나게 뛴 데다, 한꺼번에 대규모 입식을 하기는 어려워 오는 9월 쯤이면 다시 양돈농가가 돼지 입식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시는 양돈 축사가 사유재산인데다 소독과 방역에 대한 준수사항을 지킬 경우, 재입식을 강제적으로 막기는 힘들다며, 현재로서는 주민과 양돈농가가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대화를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법적으로도 축산농가들의 입식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주민들과 축산업자들의 타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재입식 반대 대책위까지 만들어 대응에 나선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구제역으로 2만4천마리의 돼지를 마을 곳곳에 파묻은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대리마을 최성대 이장은 "구제역으로 돼지를 모두 매몰했는데 이참에 돼지 입식을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며 "양돈업자들이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끝까지 막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양돈업자들의 재입식이 추진될 경우, 이를 막아나선 주민들과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엄청난 양의 가축을 파묻은 매몰지 관리에 대한 어려움과 매몰지에 대한 오염 우려도 계속 제기되는 문제다.
매몰지 인근 주민들 "비만 오면 불안"
지난 19일 김해시 주촌면 대리마을의 매몰지 인근 하천에서 누런 액체가 띠를 이룬 채 발견됐다. 일부 주민들은 매몰지의 침출수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됐다.
김해시가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동식물성 유지류가 일반 청정지역 기준인 5ppm보다 적은 1.4ppm 검출되면서 구제역 침출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행히 이 물질은 구제역 침출수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매몰지 인근 주민들은 비만 오면 매몰지의 침출수가 걱정될 정도로 우려와 관심은 여전한 상태다.
환경단체들은 지금 당장은 수질에 별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이는 시간 문제일 뿐, 장기간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오염에 대해서는 정부가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성대 대리마을 이장은 "정부와 김해시는 철저한 관리로 더이상 추가 오염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비만 오면 매몰지가 무너지거나 침출수가 나올까봐 걱정이 돼서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