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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잇단 낙하산 인사…소는 누가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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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상욱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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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기자수첩 시즌 2>가 시작된다. 첫 소식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곳을 관장하는 사무처의 수장, 사무총장 자리에 앉을 내정자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은 현 청와대 행정관 박 모씨. 방송 출신도 아니고 통신 출신도 아닌 신문사 출신.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을 거쳐 청와대 언론비서관실에서 일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금도 위원장이 공안검사 출신이고 상임위원 일부도 신뢰를 못 얻고 있는 상황이어서 순수 민간기구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고 있는데 사무총장마저 청와대 행정관이라니...

    방송통신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요 가치로 하고 있는 곳이다. 헌데 이런 인사가 행해진다면 청와대 연락병을 두고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인가 정부 산하조직으로 여기는 것인가. 방송위원회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가 따져도 사무총장에 청와대 출신이 직접 뛰어 내린 건 처음 있는 일.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 정부 때도 마찬가지이긴 했다.<바다 이야기> 게이트가 터졌을 때 말썽이 난 ''''우전 시스텍''''이란 IT회사를 뒤져보니 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 김대중 대통령의 처남이 여기서 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서 방송통신 및 IT 기업에 정권의 낙하산들이 줄줄이 투하된 게 아닌가라는 문제가 제기되어 조사한 결과 방송통신윤리위원회 및 S, K, 등 이동통신사 1위. 2위 기업 대외협력 관련 부서에 청와대 출신들이 콕콕 박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을 폭로하며 ''''청와대 출신으로 국회의원 선거 나갔다가 떨어졌다고 보은인사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가는 것은 열린우리당 정권의 고질병''''이라고 멋지게 질타한 사람은 누구???? 당시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 지금 청와대 대변인이다.

    낙하산 인사를 법으로 막아낼 수는 없는걸까? <공직자 윤리법 17조 - 공직자, 유관기관 임직원은 퇴직일로부터 2년 간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기업체 및 법인,단체에 취업할 수 없다>

    그럼 사기업, 사적 법인 말고 공기관.공익법인은 낙하산 타고 뛰어내려도 된다는 얘기? 이걸 핑계로 빠져나가며 전관예우를 누려 온 것이 한국 사회 정치관료 권력의 실상이다. 그래서 정부가 이번에 대학교와 공공기관 등 비영리기관까지 포함시켜 제한한다고 하는 것이다. 공무원 생활 끝나면 감 하나 떨어지겠지 기다리던 금융감독기관 및 교육과학기술부 공직자들은 이게 웬 날벼락.

    낙하산도 종류가 다르다. 가시권 내에서 빙빙 돌다 때가 되면 낙하산을 촥 펼치고 날아 내리는 일반 낙하산병이 있고, 언제 어떻게 내려 올 지 짐작도 못하고 있는데 낙하산도 펼치지 않고 내려꽂히다 마지막에 낙하산 펴고 착지하는 스카이 다이빙 스타일, 그리고 스텔스 낙하산이라고 아시나 모르겠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금융감독원을 예로 들자. 과거에도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기업에 못가도록 막았다. 그러나 취업제한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 보직은 금융기관 검사업무, 감독업무 등 직접 연관이 없는 부서로 빠져 나갔다가 레이더에 안 걸리도록 경력세탁을 거친 뒤 금융기관에 감사로 낙하하는 사례들이 있어왔다.관련 없는 부서로 발령나자마자 사표내고 낙하산 취직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까 이건 자기가 떨어질 목표지점 금융회사와 미리 짜고 치고, 무전연락 치고 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금융감독원 고위공직자 출신 감사가 로비창구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책을 세워 달라. 이런 관행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소비자인 국민들 몫이 될 것이다''''--- 2009년 10월, 민주당 신건 의원 국회 정무위원회 발언.

    그러나 이런 비리를 손대지 않고 있다 결국 부산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비리.부실사태가 터지고 말지 않았는가. 좋은 말로 할 때 듣자. 꼭 선거에서 무너져 내려야 듣는가. 선거에서 무너져 내리는 건 괜찮으나 그 전에 서민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니 하는 말이다.

    도대체 우리 사회의 권력기관 낙하산 실태는 어느 정도일까? 이런 통계를 국무총리실이 조사하겠나,통계청이 잡아 주겠나, 국책 연구기관이 연구하겠나. 최근 MBC PD 수첩에서 밝힌 통계가 가장 광범위한 통계일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권 후반인 2006.12월부터 2010.12월까지 348개 기관 6,431명을 대상으로 최대 규모의 낙하산 인사 규명해 냈다. (아,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없애려 하니 그 방송사 대단하다)

    노무현 정부 185명 VS 이명박 정부 306명.

    편파적인 조사 아니냐고? 한나라당이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정부 시절에 폭로한 자료를 보면 공공기관 정치인 낙하산이 49명. 나중에 보수진영이 통털어 140명이라며 명단을 내놓았으니 피디수첩 조사가 그리 착오가 있진 않아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 들어서서 6개월 쯤 지나 민주당이 주장한 자료를 보자. 18대 총선에서 낙천, 낙선한 인물이 낙하산으로 내려 간 것만 39명. 거기에 대통령 특보 출신, 인수위원회 출신 정치인 등 정치인 30~40 여명을 더하면 비슷한 통계가 나온다. 노무현 정권 때를 100으로 치면 이명박 정권은 160 정도.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연설에서 ''''공정사회''''를 주창했다. 그러나 낙하산끼리 공정하게 경쟁한다는 뜻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사회 주창 이후 가장 알짜라는 (일과 책임은 없고 봉급 넉넉히 준다는 의미) 인기 있는 감사직만 따져서 23 곳 중 14곳이 낙하산.

    특히 KT는 국군의 날 행사에서처럼 단체 투하 쇼도 한다.이 00 회장 - 신한국당 정통부 장관 출신, 나름 전문성 인정. 그러나 LG, SK 근무 경력 문제돼, 경쟁사 출신은 정관에 입사 제한, 그러나 정관 고쳐가며 모셔왔다. 석 00 부회장 - 한나라당 총선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 경력.이 00 전무 - 한나라당 선거준비팀, 대통령연설기록 비서관 출신.김 00 전무 - 청와대 대변인, 30대 전무.

    KT에 낙하산 간부는 얼마나 될까? 적어도 40명은 된다는 것이 조선일보 보도이다. (주간조선 12월, 2134호). KT는 6천명 명예퇴직까지 받으면서 임원들 상여금.봉급은 인상해 욕 먹었던 기관이다. 낙학산 간부 연봉을 평균 2억 원으로 따져도 1년에 낙하산 급여로 100억 원 넘게 들어간다는 얘기이다 ...... 죄다 그러면 소는 누가 키울 거야. 통신요금은 언제 내릴거야?

    요즘 선호되는 낙하산 착륙지점은 공공기관이 아니다. 조준사격과 대공포에 희생되기 쉬우니 그렇다. 그래서 택하는 착륙지점이 ''기타 공공기관'',- 공공기관 운영법률에 걸리지 않도록 공공기관. 공기업, 준정부기관이 아닌 기타 공공기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를 예로 들어보자. 이 곳은 이사회를 열어 새 총재를 안 뽑기로 했다.왜 안 뽑나? - 뽑으려니 바로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이 낙하산 투하된다고 해 차라리 직무대행으로 그냥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강원도 탄광촌을 살린다고 만든 강원랜드조차 낙하산은 제발 그만 와달라며 주민미래발전위원회 등 시민 단체들이 하소연하고 있는 중이다.

    증권 관련 전산회사 코스콤도 살펴보자.전무가 2명이던 것이 지난해 말 안국포럼 출신의 청와대 행정관 오신다고 1 자리 늘려서 3 자리로 만들어 모셨다. 정원이 600 명에 전무가 3명. 올해 감사 자리에 또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 오신다고 해 책상 들이고 의자 놓고 맞아 들였다. ''부사장 직도 새로 만들어 자리 하나 늘려라, 한 분 더 가셔야 한다''''는 걸 노조가 겨우 막았다는 후문. 회사 등기 이사가 6명인데 사장, 전무, 감사 ..... 절반인 3명이 낙하산.

    여기도 소는 누가 키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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