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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 때문에 5.18이 일어났다?…기발한 연극 ''짬뽕''&''푸르른 날에''



공연/전시

    짬뽕 때문에 5.18이 일어났다?…기발한 연극 ''짬뽕''&''푸르른 날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연극이 눈길을 모은다.

    기발한 발상과 연출력이 돋보이는 연극 ''짬뽕''과 ''푸르른 날에''는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민초들의 이야기지만 음울하지 않고 발랄하다.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지 30년이 넘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사건의 해석은 논란의 중심 속에서 왜곡된 기억들을 양산하고, 새로 태어난 세대들은 그러한 역사적 사건에 무지하다.

    연극 무대에서는 우리의 현대사를 사실적으로 다뤘는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왜곡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날의 생생한 흔적을 담아내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신촌연극제 참가작인 연극 ''짬뽕''은 짬뽕 한 그릇 때문에 모든 상황이 벌어졌다고 믿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개되는 사건 때문에 극중 인물들은 고군분투하지만 때로는 어리석고 우스꽝스럽게 묘사된다.

    광주가 삶의 터전이었던 그들 앞에 펼쳐진 사건에 힘없이 주저앉는 모습은 허탈함과 슬픔까지 공감하게 된다.

    삶의 희망을 좇는 그들의 다채로운 모습은 마치 여러가지 재료를 갖춰 영양가가 풍부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입맛을 돋우는 서민의 음식 짬뽕 한 그릇과도 닮아 있다. 입 안은 맵고 얼얼하지만 가슴 속이 확 풀리는 얼큰한 짬뽕 국물 같은 인생 말이다.

    70~80년대에 관람했던 공연 티켓을 소지한 관객들에게는 신촌연극제의 참가작 연극 ''짬뽕'' ''락희맨 쇼'' ''청춘, 18대1''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더불어 주민등록증상 전라도 광주 지역민이면 30% 할인해준다. 공연은 6월12일까지 신촌 The STAGE에서 계속된다.

    연극 ''푸르른 날에'' 또한 개그 무대를 보는 듯 재기발랄하다.

    제3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연극 ''푸르른 날에''는 아이를 가진 남녀가 항쟁에 휘말려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비극적인 운명에 처하지만 3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만나는 통속적인 이야기다.

    고선웅 연출가는 이 진부한 멜로 드라마의 대사를 살짝 비틀어 유쾌한 통속극으로 바꿨다. 남녀는 사랑하지만 아닌 척, 슬픈데 기쁜 척, 힘들지만 담담한 척 그날의 이야기를 꺼낸다.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는 대사와 마치 옛날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오버 액션을 하는 배우들의 움직임은 시종일관 극을 유쾌하게 이끈다.

    서정주 시, 송창식의 노래로 여는 마지막 장면은 ''푸르른 날''이 개인과 역사의 비극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을 기억함과 동시에 푸르른 날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암시한다.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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