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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의 상상력, 덫인가 구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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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거미줄의 상상력, 덫인가 구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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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작가 카를로스 아모랄레스 개인전, 송은아트스페이스, 3.1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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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실제 거미줄에 대한 얘기와 미술작품을 통한 가상의 거미줄. 한 페이스북 친구는 거미줄에 참새가 걸려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을 구출하여 날려주었다고 한다. 그 연약한 거미줄이 참새를 포박한 힘이 놀라웠다. 그 며칠 뒤 한 전시회에서 접한, 거미줄 형상을 소재로 한 영상작업은 거미줄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멕시코 작가 카를로스 아모랄레스(Carlos Amorales)의 영상작품 ''Discarded Spider''(2008년,5분 28초)는 유연한 알루미눔재질의 줄로 연결된, 지름 5미터 크기의 거미줄 형상을 다양하게 변형시키며, 그 바뀐 모양의 그림자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 거미줄은 질서정연한 모습을 띠기도 하고, 두 세개의 거미줄이 겹쳐져 아름다운 형상을 창조하기도 한다. 때로는 심하게 어그러져 불안하고 위태로운 형상을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이 영상작품에 등장하여 거미줄 형상을 비틀기도 하고 바로잡기도 하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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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거미줄 영상작품에서 ''거미줄''은 ''운명의 씨줄과 날줄''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의 몸짓은 거대한 운명의 줄을 바꾸어 보고자 하는 인간의 몸부림으로 비쳐진다. 거미줄의 망은 인간들끼리의 관계망을 의미하고, 두세개의 겹쳐진 거미줄망은 서로 다른, 이질적인 것들의 공존과 조화를 의미하는 것 같다.인종,종교,문화,민족,국가,계급,성별의 차이는 거대하고도 촘촘한 관계망의 각자 자리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을 때 아름다운 질서와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질서를 향한 작가의 끊임없는 시도는 거미줄의 뒤틀림과 일그러짐에서 보여주듯이 때로는 좌절과 시련을 주기도 하지만, 그 결과물은 새로운 형태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탄생시킨다. 그래서 그 연약한 거미줄에서 참새를 포박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건 눈에 보이거나 만져지는 건 아니지만, 바로 소통과 연대의 힘인 것이다. 인간은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이 소통과 연대를 통해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그래서 김연수 작가는 "서로 연결되지 않은 길은 죽은 길이라 말할 수 있듯 제 아무리 숭고하다 한들 고립돼 있으면 그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라오"라고 했다.(7번 국도 Revisited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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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난 작가,카를로스 아모랄레스의 전시회가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 영상작품 ''Discarded Spider''를 비롯해 포토그램, 악보스텐실 등이 선보인다.

    2층 전시장의 실크스크린 드로잉 시리즈는 인간과 동물의 혼종인 상상생물체의 윤곽선을 다양하게 변주시키며, 그 배경색을 25가지 색상의 스펙트럼으로 받쳐주어, 같은 것 같지만 다른 것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3층은 이 혼종 생물체의 윤곽선을 다양한 톤의 음영만으로 표현한 흑백 포토그램 작품 14점이 선보인다.

    악보 작업은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작가의 언어적, 문화적으로 낯선 경험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업으로, 악보가 무작위로 배열되고 이를 보고 노래하는 퍼포먼스가 함께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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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기간:3.11-5.21
    전시장소:송은아트스페이스(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2)
    문의:02-344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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