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낮은 신용등급자들의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급증했다.
카드론 등 비은행권 대출이 늘면서 가계의 채무건전성도 악화돼 제2의 카드대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반적으로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증가한 가운데 1~10등급 신용등급 분류에서 `주의 등급''에 해당하는 7등급과 8등급의 신규 발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7등급의 2009년 3분기와 4분기 신용카드 신규 발급건 수는 11만2,000건과 12만8,000건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들어 1분기 14만2,000건, 2분기 17만5,000건, 3분기 18만건 등으로 크게 불었다.
8등급의 경우도 2009년 3분기와 4분기에는 2만건에도 못미쳤으나 지난해 1분기에는 2만3,000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2만9,000건 등으로 증가했다.
`위험 등급(9~10)'' 가운데 9등급은 2009년 3분기 신규 발급이 5,000건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6,500건으로, 10등급은 1,700건에서 2,000건으로 각각 늘었다.
신용상태가 좋은 1~6등급의 카드발급 건수도 큰 폭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2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3분기에는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BestNocut_R]이같이 카드 신규 발급이 늘면서 1인당 평균 보유 카드도 대체로 증가했다.
3등급, 4등급, 6등급에서는 2009년 3분기보다 지난해 3분기에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7등급 이하 낮은 등급은 모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지난해 3분기까지(1~9월) 381조7,000억원으로 2009년 같은 기간 347조2,000억원에 비해 9.9% 증가했다.
특히 신용카드를 통한 신용대출인 카드론의 경우는 2009년 1~9월 1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조9,000억원으로 40.1%나 급증한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파악했다.
전체적인 카드론 가운데는 낮은 등급자들이 받은 대출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 신규 발급과 이용실적 증가세는 전반적인 가계대출의 채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주의 등급자''는 주로 저신용 업체와 거래가 많고 단기 연체 경험이 많아 이들에 대한 신용카드 신규발급 증가는 ''카드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신용카드업계의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나 현금대출 등의 경쟁실태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