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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2시, 강남 호스트바에선 무슨일이?

  • 2011-01-19 17:19

여성 고객 하루 1만명…年 3천억 매출…주부·10대 손님 급증 ''''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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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독버섯처럼 돋아난 호스트바(속칭 호빠)가 탈선의 온상이 되고 있다.

18일 경찰 및 업계에 따르면 강남 일대 최소 100곳의 합·불법 호빠에 하루 평균 1만여명의 여성 손님이 오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성(性)을 구매한다.

이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지난 17일까지 호빠 밀집지역인 논현·서초·청담동 등에 대한 본지의 탐문 취재에서도 확인됐다. 복수의 업소 관계자의 증언을 종합하면 강남지역 호빠의 전체 매출액은 연간 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소들이 무허가 영업이나 속칭 ''''2부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세무당국에 매출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100여곳 성업… 年매출 3000억

업소 관계자들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만 100여곳의 호빠가 성업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탐문취재 결과 ''''정빠''''(고급 호빠)는 D, P, B 등 5곳으로 조사됐고, ''''일본식 호빠''''(일명 아빠방·정빠에서 밀려난 25~30대 후반 남성이 고용된 호스트바)는 R, V, B 등 10여곳 정도 파악됐다. ''''디빠''''(덤핑 바·저렴한 가격의 호빠)와 ''''퍼블릭''''(성매매까지 이뤄지는 호빠)은 M, S, G 등 각각 3곳이었다.

특히 현장 확인 결과 무허가나 업종을 바꿔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곳도 5곳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업소가 늘어나면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에만 1300~2000명의 남성들이 정빠 등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스트바의 인원, 매출, 위치 등 구체적 실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7일, 20대 일반여성들이 자주 찾는다는 논현동의 S호스트바에서 5시간 동안 여성 고객 숫자를 세어 본 결과 시간당 평균 5명 안팎이 업소를 찾았다.

보통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후 2시 무렵까지 문을 여는 점(16X5)을 감안하면 하루 80명 안팎의 여성들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업소만 100곳이 넘고, 고객도 1만명이 넘는다.''''면서 ''''여성 손님의 30% 정도가 2차를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10% 이상 ''''2차''''… 적발 매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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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 역시 ''''업소당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의 손님이 찾아오고, 10명 중 한두 명은 2차를 나간다.''''며 ''''2차는 고급 호빠인 정빠보다 보도(전화로 부르는 접대부)와 디빠 등에서 주로 이뤄진다.''''고 털어놓았다.

이를 반영하듯 돈을 주고 성을 사다 적발되거나 성을 알선한 여성 성매매 사범의 숫자도 2006년 2636명, 2007년 7161명, 2008년 9411명, 2009년 1만 3414명으로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흥업소 여성들이 주요 고객이었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가격이 싼 ''''보도방''''과 ''''아빠방''''을 위주로 10대와 가정주부 고객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물증찾기가 힘들어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식당 간판 걸고 한밤 호스트바 변신

강남 호빠 영업은 ''''2부 영업''''과 ''''대중화''''를 통해 교묘하게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2부 영업이란, 구청에서 허가받은 대로 음식점이나 단란주점, 룸살롱 등으로 1부 영업을 하다가 오후 10시∼오전 2시 사이에 호스트바로 변신하는 것이다.

실제 본지 취재팀이 강남 호스트협의회에 등록된 19개 업소 이름과 탐문취재, 강남·서초·송파구에 등록된 식품접객업소 허가 현황을 비교해 본 결과, D, B, R, M 4곳은 무등록 상태였다. O업소 1곳은 단란주점으로 등록돼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협의회에 등록되지 않은 업소나 다른 무허가, 보도방까지 합치면 그 수는 수십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가게 점주 입장에서는 경기불황에 가게를 24시간 돌려 한달에 수억원이나 되는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따로 가게를 얻지 않아도 되는 호스트바의 경우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모을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싼 가격이 대중화로 이어져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잘못된 성의식, 탈선, 가정붕괴 등 사회적 문제의 온상이 될 가능성도 높다. 화재·범죄 등 사고 발생 시 구체적인 인원이나 소득현황같은 실태 파악도 어렵다. 성병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단란주점으로 허가를 받거나 등록 없이 2부에 호스트바 영업을 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바닥면적 합계가 150㎡(약 45평) 이하인 단란주점은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근린생활 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접객원을 고용하는 유흥주점인 호스트바를 운영할 수 없다.

한 업주는 ''''통상 마담이 테이블당 55~60%를 업주에게 상납하고, 나머지를 자신이 데리고 있는 호스트들과 나눈다.''''고 말했다.

2부 장사 외에도 이미 호빠는 싼 가격과 전단지 살포 등 무차별 홍보를 통해 대중화됐다. 본지가 20여곳의 현장 취재 및 업소 관계자를 탐문한 결과, 20, 30대 회사원은 물론 가정주부와 수능을 막 끝낸 여고생들까지 드나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7일 오후 11시부터 18일 오전 4시까지 업소를 이용하는 여성들을 일일이 세어 본 결과 모두 25명이 이 업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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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한병 값이 100만원을 넘어 주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나 일부 상류층 ''''사모님''''들이 주 고객층이던 호스트바 중 상당수가 가격을 내리면서 생긴 현상이다. 특히 술 한병 값이 10만원 안팎인 디빠나 보도방은 가정주부와 회사원 등 일반인들의 비율이 60% 정도를 차지한다고 업계 및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호스트바의 대중화를 통해 남성 중심의 밤문화가 여성 전용 유흥문화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미성년과 주부 등의 탈선으로까지 이어진다는 데 있다. 8년간 현직 호스트로 일한 A씨는 ''''40대 가정주부와 독신 여성이 성매매를 가장 많이 하고, 노래방 등에서 보도를 불러 2차를 나가는 미성년자들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호스트들은 일명 ''''용달한다.''''는 은어로 경찰을 따돌린다. 여성들이 먼저 각각 다른 호텔이나 모텔에 가 있으면, 업주가 시간 차이를 두고 같이 놀던 호스트들을 한 차에 태워 여성들에게 배달한다. 바로 2차를 나가지 않고 다음날 호스트와 여성 간에 따로 약속을 잡아 성매매를 하는 방식도 흔하다. 금액도 5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다양하다.

배금주 보건복지부 식품정책과장은 ''''식품위생법상 유흥접객원은 현재 부녀자로 돼 있는 등 전근대적인 측면이 많아 법을 고쳐야 하지만 사회적 합의를 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호스트바는 통상 가격 및 서비스 기준으로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가장 고급스러운 곳은 양주 한병에 100만원이 넘는 ''''고급 호빠''''인 ''''정빠''''다. ''''텐프로''''라고도 불리며, 3∼4명이 어울려 놀면 400만∼500만원 정도가 나온다.

손님이 들어오면 일본어로 ''''이라사이마센''''이라고 인사하는 일본식 호스트바(아빠방)도 있다. 양주 한병에 50만원 수준이다. 20대 중·후반∼30대까지 비교적 ''''나이 많은'''' 호스트들이 접객원으로 일한다. ''''퍼블릭''''은 ''''풀살롱''''의 ''''호스트 버전''''으로, 성매매나 유사 성행위가 업소에서 한번에 이뤄진다.

양주 한병 값은 40만원. 다음은 ''''디빠''''. 여기서 ''''디''''는 덤핑(Dumping)의 머릿말이다. 술값을 싸게 깎아서 판다는 의미로, 양주 한병에 10만∼30만원 정도다. 최근에는 디빠보다 저렴한 일반 노래방에서도 호스트를 불러 주는 ''''보도방''''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누나, ''''민짜'''' 원해? 있기야 있지''''… 여성 탈선 ''''무법지대''''

지난달 말 서울 논현동 유흥가. 새벽 2시 무렵 우성아파트 사거리 일대를 지나 한쪽 골목으로 들어서자 현란하게 네온사인을 밝힌 유흥주점이 줄지어 나타났다. 이 중에서 룸살롱과 호스트바가 ''''1, 2부 형식''''(저녁에는 룸살롱, 새벽에는 호스트바)으로 운영된다는 K업소를 찾았다.

[BestNocut_R]내부로 들어서자 문 열린 객실 틈으로 40대 중년 남성들과 업소 아가씨들이 섞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옆방에서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남성들이 30~40대 여성들에게 입으로 안주를 먹여 주거나 윗옷을 벗고 춤을 추는 등 낯뜨거운 광경이 펼쳐졌다.

같은 공간에 남녀 접대부들이 섞여 있는 모습이 낯설었다. 이 가게의 1부 영업을 관리한다는 한 실장은 ''''1, 2부를 확실히 구분지어 영업한다. 업소 아가씨들이 남성 접대부들과 같이 일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겨 그만두는 일이 잦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팁은 시간당 3만원 안팎

이곳에서는 양주 한병에 기본 18만원을 내야 한다. 고급 호스트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일부 주부들과 회사원 사이에 ''''부담 없이 놀기 좋은 장소''''란 입소문이 난 곳이다. 5분 남짓 기다리자 ''''모델'''', ''''보이'''' 등으로 불리는 ''''박스''''(10명 안팎의 호스트들로 꾸려진 팀)가 일렬로 들어왔다. ''''선수''''(호스트를 지칭하는 은어)들은 업소에 상주하지 않고 손님이 찾을 경우 다른 곳에서 대기하다가 전화를 받고 오는 일명 ''''보도''''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남성 호스트에게 지불되는 팁은 시간당 3만원.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오후 9시 이후에는 주부와 회사원, 새벽에는 여대생부터 유흥업소 종사자들까지 다양한 부류의 여성들이 찾는다고 했다.

선수들 가운데는 고교생 티를 벗지 못한 앳된 얼굴도 보였다. ''''화끈한 준이에요.'''', ''''끝나게 노는 현우예요.'''' 이런 투의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두 명을 ''''초이스''''한 뒤 이야기를 나눴다.

''''더 어린 친구는 없나?''''

''''누나 ''''민짜''''(미성년) 좋아해? 있기야 있지. 아까 두 번째 애도 올해 수능 봤어.''''

4년째 호스트 생활을 하고 있다는 20대 남성 A씨는 ''''미성년자는 주로 업소보다 보도에 많다.''''면서 ''''간혹 여자 손님 중에 미성년자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른바 ''''2차''''가 가능한지 물었다. ''''에이, 알면서…. 누나가 맘에 들어 해서 좋아. 근데 이게 시간당 계산되는 거라서….''''

●일부 룸안에서 즉석 성매매까지


한 20대 선수는 눈치를 살피며 말꼬리를 흐렸다. 2차 비용에 대한 이야기인 듯싶어 ''''50만원 정도면 어때?''''라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간혹 룸 안에서 즉석 성매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경찰 단속이 뜨면 내가 웨이터라고 말하거나 누나랑 아는 사이라고 하면 돼.''''라며 손님으로 가장한 취재진을 안심시켰다.

한참을 ''''놀다'''' 일어서려는 취재진에게 한 선수가 투정 부리듯 말했다. ''''누나, 단속은 걱정 안 해도 돼요. 다 방법이 있어요.''''

서울신문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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