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만약 딸의 애인이 아빠보다 훨씬 나이가 많다면?
아니, 많은 정도가 아니라 이미 3년 전에 세상을 떠난 할머니와 동년배의 남자친구라면?
생각만 해도 기막히고 황당한 설정이 기막히게 잘 굴러간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스물여덞살 딸의 일흔셋 남자친구가 결혼 허락을 받아내기 위해 갑자기 들이닥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일흔살(극 중반에는 일흔세살로 밝혀지며 웃음을 자아낸다) 애인 기무라 켄야(송영창 분)와의 교제를 부모에게 숨길 수밖에 없었던 딸 아유미(이세은 분)는 켄야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한다.
엄마(추귀정 분)의 충격을 막기 위해 아버지(서현철 분)와 여동생(김유영 분)은 아유미와 함께 짜고 켄야의 존재를 숨긴다. 켄야의 아들 겐야(박준서 분)까지 나타나면서 사건은 점점 꼬여간다.
아버지를 게이 옆집 아저씨로 만들어버리고, 켄야의 존재는 고양이가 돼버리는 등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상황은 묘하게도 술술 풀려나간다. 그 과정 속에 객석에서는 끊임없이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는 일본 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힘이다. 미타니 코우키는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일상 속에서 웃음의 코드를 잡아 거짓말과 말장난 사이의 간극을 넘나드는 작가다.
극중 등장인물의 이름이 그대로 사용되고, 나가시 소멘(흐르는 물에 국수를 띄워먹는 일본 전통풍습)이 오해로 얽힌 인물들의 갈등을 해소하는 중요한 장면으로 그려지는 등 일본의 문화도 여과없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어색하거나 거부감은 없다.
[BestNocut_R]상황마다 달라지는 배우 서현철의 표정과 말투는 이 연극의 웃음을 책임지는 백미.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선 이세은의 발랄하고 당찬 모습도 다른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는다.
공연은 10월3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