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이 아닌 평지에서도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는 실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달 23일 인공강우로 평택과 안성 지역에서 1mm에서 2mm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인공강우는 수증기는 많지만, 물방울 입자 크기가 땅에 떨어질 정도는 아닌 구름(과포화구름)에 ''구름씨''를 뿌려 물방울 크기를 성장(응결)시킴으로써 강우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번 실험에서 구름씨로는 염화칼슘이 사용됐다.
기상연구소는 소형 비행기를 이용해 인천공항 북서쪽으로 5km 떨어진, 고도 약 500미터 상공의 과포화구름에 염화칼슘을 뿌렸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비구름이 평택과 안성 지역으로 이동해 비가 내린 것이다.[BestNocut_R]
"이번 인공강우 성공은 특히, 산악이 아닌 평지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기상연구소 장기호 박사는 강조했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해 2월과 3월 용평과 태백에서 실시된 인공강우 실험 성공으로 ''인공강우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관심은 ''용평과 태백처럼 산악 지역이 아닌 평지에서 인공강우 성공 여부''였다.
산악 지역은 지형 특성에 따른 상승기류로 구름 활성화가 용이해 인공강우가 평지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뭄 해소와 대기 오염물질 제거 등 인공강우를 실제 필요에 따라 활용하기 위해서는 평지에서 인공강우가 필수적이다.
장기호 박사는 "이번에 평지 인공강우가 성공하긴 했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뗐을 뿐 실제 응용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인공강우 실험 여건은 척박하기만 하다.
더 실험을 하고 싶어도 올해는 겨울까지 기다려야 할 판이다.
인공강우 실험을 하려면 구름씨를 뿌리는 비행기가 대기 온도가 0도 이하인 고도까지 올라가야 한다.
현재 기상연구소가 인공강우 실험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소형 비행기가 오를 수 있는 고도한계는 3km.
그런데 겨울이 끝나고 날이 풀리면 대기 온도가 0도 이하인 고도가 3km를 훌쩍 넘어버리고, 기상연구소의 소형 비행기는 이 고도를 오르지 못해 실험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계절에 얽매이지 않고 실험을 할 수 있는 중형 비행기가 없어, 인공강우 실용화에 발목을 잡힌 게 우리나라의 웃지 못할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