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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은 25일 기준으로 온스 당 1187달러, 9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이제 금값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냐''''가 아니라 ''''과연 얼마까지 오를 수 있을까''''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미국에서는 1온스(7.56돈/28.35g) 당 63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흥미로운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 금은 이제 투기 수단26일 SK증권 최성락 연구원의 ''''Gold Rally, 주식시장에 주는 시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09년 상반기까지 금의 수요는 총량적으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연간 3500톤에서 4천톤을 유지하고 있다.
금의 총 수요 가운데 여전히 장신구(주얼리)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금화/금괴/금융상품 등을 통한 투자 수요, 반도체 등 산업 수요, 치과 등 의료재료의 순서이다. 그럼에도 투자수요 비중은 점차 증가해 2000년 상반기 1.9%에서 2009년 상반기 24.6%까지 확대됐다. 자산으로서의 금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금은 전통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회피)하기위한 수단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더해지고 있다. 바로 투기 수요이다.
최성락 연구원은 ''''금 현물 가격이 2000년 초 온스 당 283달러에서 지난 10월말 기준 1045달러로 268% 상승할 때, 미국 소비자 물가는 28% 오르고, 달러화는 27% 하락했다''''며 ''''금 값이 오직 인플레이션과 달러 헤지 요인만 반영했다면, 현재 47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성락 연구원은 ''''이 같은 가상 금 가격과 실제 금 가격은 2004년까지 비슷한 상승률을 보이다가 2005년부터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이는 금의 ''''금융자산화''''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금 ETF(상장지수펀드)가 2004년 이후 본격적으로 설정돼, 2005년부터 금의 금융자산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세계 자산 상위 5 개 금 ETF의 총 자산은 약 600억 달러로 이들이 보유한 수량은 약 1600톤으로 추산된다.
최성락 연구원은 ''''금융자산화 추세 속에 금을 오로지 투자수익을 위한 대상으로 활용되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의미는 많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 앞으로 얼마까지 오를까국제 금값이 연중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면서 이제 관심은 ''''금값이 과연 얼마까지 오를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Societe Generale의 딜런 그리스는 금 가격이 온스 당 63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토러스 증권 최민경 연구원은 ''''금값이 온스 당 천 달러를 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전 세계 투자가들이 혼란에 빠졌는데, 온스 당 6300달러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것이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할 때 최근 금값은 80년대의 금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이라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2억 6300만 온스이고, 본원 통화가 1조 7000억 달러인데, 또 다시 금본위 제도가 도입된다고 가정할 때 금값은 온스 당 63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이다. 금본위제 하에서라면 미국 달러는 전체의 15%만 금의 보호를 받는 셈이다.
[BestNocut_R]이처럼 금값의 지속적인 상승을 전망하는 데는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토대로 한다. 최성락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자산버블이 일어난다면 그 첫 번째 후보는 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 시기가 빨라야 내년 3분기로 아직 한참 남은 만큼, 금 가격이 추가적으로 오를 여지가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물론 일정 시점이 지난 후 금값은 폭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금값 급등을 추동하고 있는 것이 막대한 달러 유동성에 있는 만큼, 출구전략의 시행에 따라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금값을 둘러싼 버블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밍에 자신있다면 금값 급등 추세에 기대여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 롤프 윙클러는 지난 18일자 로이터 칼럼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 가격은 화폐 구매력을 유지하는 수단 밖에는 안된다''''며 ''''오늘 날 금 1온스로는 꽤 괜찮은 양복 한 벌을 살 수 있는데, 100년 후에도 상황은 아마 변하지 않을 것이여서, 투자가들은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