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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박계동 의원, 이재정 前 의원 얼굴에 맥주 세례

    • 2005-07-2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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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평통 송파구 협의회 자리에서 "왜 인사말 못하게 하느냐"며 물의빚어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서울 송파을)이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 12기 출범식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얼굴에 술을 끼얹어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날 출범식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계동 의원은 열린우리당 이근식 의원(서울 송파병), 이유택 송파구청장 등과 함께 내빈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오후 7시쯤부터 시작된 이날 행사는 1부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 12기 자문위원에 대한 위촉장 수여식과 2부 건배 및 만찬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 행사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축사가 끝나자 사회자는 "시간관계상 다른 내빈들의 인사말은 2부 행사에서 듣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자리에 앉아 있던 박계동 의원이 "사람을 초대해 놓고 무슨 이런 결례를 하느냐"며 고함을 치면서 장내가 시끄러워졌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분위기가 진정되면서 공로패와 위촉장 수여식 등 1부 행사는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이어 2부 행사가 시작되자 사회자는 박계동 의원에게 건배 제의를 부탁했다.

    그러나 맥주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 박계동 의원은 건배 제의를 하는 대신, 갑자기 이재정 수석부의장의 얼굴을 향해 맥주를 뿌렸다는 게 행사 참석자들의 얘기다.

    박계동 의원은 이 때 "국회의원을 데려다 놓고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말 한마디 못하게 하고 박수만 치고 가게 하느냐"라고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 신 모 회장은 박계동 의원에게 "국회의원이면 이렇게 행패를 부려도 되는 거냐, 이게 정당행사냐, 나는 여당 소속도 한나라당 소속도 아니다"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자 박계동 의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박 의원을 데리고 나감으로써 소동은 마무리됐다.

    느닷없이 봉변을 당한 이재정 수석부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의 지역협의회 출범식에, 역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와서 이렇게 행패를 부린 것은 무슨 말로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우리 사회가 정말 이렇게 최소한 갖춰야 할 규범도, 예의도 없어졌나'' 답답하고 황당한 심정"이라며 "최근 국회의원들이 술 자리에서 추태를 보이는 등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박계동 의원측은 "지역 행사에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장 등의 축사를 생략하는 데 대해 박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재정 수석부의장이 박 의원에게 폭언을 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 측은 "이 수석부의장이 현역 국회의원에게 폭언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 측은 "박계동 의원은 이재정 전 의원이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취임한 이후, 민주평통이 여당의 홍보기구화하는 데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날도 지역 행사를 여당 홍보장화하는 것에 박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공식 행사장에서 다른 사람의 얼굴에 술을 끼얹은 행동은 과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의원의 한 보좌관은 "내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지역 행사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무시하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CBS정치부 이희진기자 heejj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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