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보름 앞둔 19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사당방향 승강장에 선거 홍보물이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기초의회 권력 지형은 예상보다 치열한 접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기초단체장이나 광역단체장 선거와 달리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이른바 '나번 싸움'으로 불리는 3인 선거구 마지막 1석 경쟁이 기초의회 과반 구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상당수 지역에서 2인 선거구가 사실상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석씩 가져가는 구조로 굳어지면서 여야 모두 3인 선거구 '나번' 확보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2인 선거구 줄고 3인 선거구 확대…중대선거구 영향력 커져
수원시의회 본회의장. 수원시의회 제공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경기도 내 31개 시·군의원은 총 161개 선거구에서 472명(지역구 415명·비례대표 57명)을 선출한다.
이 가운데 2인 선거구는 지난 지방선거보다 8곳 줄어든 79곳으로 감소한 반면, 3인 선거구는 4곳 늘어난 73곳으로 확대됐다. 4인 선거구는 7곳, 5인 선거구는 2곳으로 각각 증가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양당이 1석씩 나눠 갖는 구조가 많은 2인 선거구가 줄고, 3인 이상 중대선거구가 확대되면서 기초의회 과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인 선거구는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국민의힘 후보 1명이 안정적으로 당선권에 진입하고, 반대로 보수 강세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 1명이 의석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3인 선거구는 민주당 2석·국민의힘 1석 구도가 나올 수도 있고, 국민의힘이 막판 결집에 성공해 2석을 가져가는 경우도 가능하다. 또 진보당·개혁신당 등 소수정당 후보가 막판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결국 마지막 1석의 향방이 전체 기초의회 과반 구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셈이다.
김포·파주·화성·평택…중대선거구 전략 경쟁 치열
더불어민주당 박영근 안산시의원 후보 유세 지원에 나선 김남국 안산갑 국회의원 후보, 김철진 전 안산시장 후보. 박영근 측 제공실제 각 당은 3인 이상 중대선거구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막판 의석 확보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김포시는 전체 4개 선거구 모두가 3인 선거구로 편성됐고, 파주 역시 전체 5개 선거구 중 4곳이 3인 선거구다. 이들 지역은 한 선거구에서 마지막 1석 향방에 따라 기초의회 과반 구도가 달라질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화성과 평택도 3인 이상 선거구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화성은 3인 선거구뿐 아니라 4인·5인 선거구까지 포함돼 중대선거구 영향력이 큰 지역으로 분류되고, 평택도 7개 선거구 중 4곳이 3인 선거구로 편성됐다.
민주당은 우세 지역을 중심으로 복수 공천 전략을 통해 '2명 동반 당선'을 노리고 있다. 정권 초반 우세 흐름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최대한 의석 수를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우리당은 3인 선거구를 가져오기 위해 2인 선거구에는 정치 신인을 중심으로 배치하고, 3인 선거구에는 재선 이상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며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3인 선거구 후보 현수막 비중을 더 높이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직접 유세 지원에 나서는 등 사실상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복수 공천에 따른 표 분산 가능성을 기대하며 보수표 결집 전략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 수를 최소화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 관계자는 "3인 선거구에서는 후보를 많이 내는 것이 무조건 유리한 게 아니다"라며 "복수 공천에 따른 표 분산이 발생하면 오히려 상대 당 후보가 막판에 치고 올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충청·영남도 '마지막 1석' 총력전
개혁진보4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을 돌며 정치개혁 촉구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조국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윤창원 기자이 같은 흐름은 수도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충청권과 영남권에서도 3인 선거구는 주요 승부처로 꼽힌다.
대전과 세종에서는 민주당이 우세 흐름 속에 기초의회 과반 확대를 노리고 있고, 국민의힘은 충청권 조직표를 기반으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대구·부산·울산 등 영남권에서는 반대로 국민의힘이 복수 당선을 노리는 가운데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마지막 1석 확보를 위한 집중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진보당과 개혁신당 등 제3정당은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선거보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3인 선거구를 현실적인 돌파구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청년층과 민주당 이탈표를 겨냥한 전략 후보 배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보다 의회"…과반 따라 지역 권력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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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회 과반 여부는 단순 의석 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의장단 구성은 물론 조례 처리와 예산 심사, 상임위원회 운영 주도권까지 사실상 과반 정당이 쥐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의회에서는 단 1~2석 차이로 의장 선출과 주요 조례 처리 방향이 갈리며 여야 충돌이 반복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성남·수원·안산 등 경기지역 일부 기초의회에서는 과반 여부에 따라 상임위원장 배분과 예산 심사 주도권이 달라지며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역시 단체장 선거만큼이나 기초의회 선거 결과가 향후 지역 정치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3인 선거구는 단순히 의석 하나를 더 가져가는 문제가 아니라 의장단 구성과 상임위 주도권까지 연결된다"며 "여야 모두 사실상 '마지막 1석 전쟁'처럼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