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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외치며 성경 버린 한국교회, 평화 '걸림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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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 외치며 성경 버린 한국교회, 평화 '걸림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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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통일학회 20주년 기자간담회…"이념 매몰 교회" 자성
    통일 열정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도리어 통일 막는 모순 지적
    "복음의 '원수 사랑' 망각한 결과, 십자가 긍휼로 돌아가야"
    교회 안에 '성경적 통일론' 확산 지속…세대 교체는 과제로
    오는 30일 충현교회서 '설립 20주년 감사예배 및 기념식'

    기독교통일학회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현범 회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원희 기자기독교통일학회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현범 회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원희 기자
    성경의 핵심 가치인 사랑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써야 할 한국교회가 '정치적 이념'에 매몰돼 오히려 통일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최현범)는 22일 서울 서초동 산정현교회에서 설립 2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사역을 회고함과 동시에 향후 과제와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한국교회가 구호로는 통일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복음이 아닌 이데올로기를 앞세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학회 설립회장인 주도홍 박사(백석대 명예교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강단에서는 성경을 강조하지만, 통일 이야기만 나오면 성경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이념만 남는다"고 꼬집었다. 과거 공산주의에 피해를 입은 월남 실향민들이 세운 대형교회들이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대북 문제를 다루다 보니, 극우적이고 이념적인 통일론이 교계를 지배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교회 안의 굳어진 '반공·멸공 프레임'이 평화와 교류를 죄악시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후원이사장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원로)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통일을 위해 기도한다는 분들이 정작 북한과 접촉하거나 돕는 것은 위험하게 여긴다"며 "성경은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롬 12:20)고 가르치는데, 이념 문제만 들어가면 일부 교인들은 '북한은 성경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그어버린다"고 개탄했다.

    학회장 최현범 박사(총신대 초빙교수) 역시 "통일의 열정을 가졌다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통일의 방해꾼이 되는 일이 너무 많다"면서 "한국교회는 단순한 문자주의나 이념에서 벗어나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통일 문제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회장 이수봉 박사(하나와여럿통일연구소)는 교회가 말하는 통일이 모호하고 갈등을 빚는 이유에 대해 "성경의 눈이 아닌 정치·경제적 시비로 통일을 보기 때문"이라며 "성경의 통일은 누가 잘했고 못했는지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죄를 하나님이 대신 짊어지신 '십자가의 방식'이다. 긍휼과 사랑에서 출발해야만 통일의 동력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이 헌법에서 통일을 지우고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교회의 책임론이 대두됐다.

    주도홍 박사는 "과거 독일 통일의 밑거름은 동독을 조건 없이 사랑으로 도왔던 서독 교회의 '디아코니아(봉사)'였다"며 "북한이 남한을 향해 담을 쌓아버린 것은 동포를 무시하고 적으로만 대했던 한국교회의 책임이 크며, 이를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이라면 남북의 분단 문제를 어떻게 푸실까를 고민하는 것이 성경적 통일론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기독교통일학회 임원들이 성경의 핵심 가치인 사랑으로 남북 관계를 바라볼 것을 다짐하며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정원희 기자기독교통일학회 임원들이 성경의 핵심 가치인 사랑으로 남북 관계를 바라볼 것을 다짐하며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정원희 기자
    학회는 성경의 원리와 오늘날의 사회·정치 현실을 함께 고민하는 간학문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한국교회 안에 평화와 공존의 통일 담론을 확산해 나갈 계획을 전했다.

    더불어 향후 과제로 이념 과잉에 빠진 기성세대 중심에서 벗어나, 통일에 무관심한 2030 청년 세대를 성경적 평화 가치관으로 양육하는 세대교체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독교통일학회는 오는 30일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에서 '설립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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