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광주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마시고 있다. 김한영 기자광주 시민들의 높은 선호도를 바탕으로 지역 상권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온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해 불거진 '탱크' 연상 마케팅 논란으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광주에서 높은 시장 영향력을 확보한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정작 지역민들의 역사적 상처와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다음은 광주"…인구 대비 매장 수 전국 최상위권
21일 스타벅스 코리아 등에 따르면 현재 광주 지역 스타벅스 매장은 모두 71곳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8번째로 많다.
이는 전남 38곳, 전북·강원 각 44곳보다 많은 수준이며 울산 35곳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
특히 인구 대비 매장 밀집도는 전국 최상위권이다. 서울이 인구 1만 3535명당 1곳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는 1만 9529명당 1곳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대구 등 다른 대도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1년 신세계 광주점을 시작으로 광주에 진출한 뒤 2013년 이후 매년 5~7개 안팎의 신규 매장을 꾸준히 늘려왔다.
향토 커피 브랜드들 "생존 경쟁"… 대형 프랜차이즈 공세 부담
황진환 기자 반면 지역 기반 커피 브랜드들은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형 프랜차이즈의 공격적인 확장 속에 경영난과 시장 축소를 겪고 있다.
호남권 토종 브랜드인 '커피예담'은 한때 3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최근에는 예전보다 규모가 다소 축소된 모습이다.
광주에서 한때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토종 커피 브랜드 '케냐에스프레소' 역시 비슷한 흐름을 겪었다.
케냐에스프레소는 지난 2000년 충장로 1호점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맹 확장을 통해 한때 7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지역 커피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2007년 전후를 기점으로 급격히 쇠퇴했고 현재는 일부 매장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역 기반 브랜드들 역시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환경 속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향토 커피 브랜드들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가맹점주의 수익 부담이 커지고, 본사의 관리·지원 역량 역시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를 보면 지난 2025년 말 기준 광주 지역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2712명으로 전년 대비 1.81% 감소했다. 광주 지역 커피전문점의 평균 사업 존속 기간은 3년 5개월로 전국 평균인 4년 1개월보다 짧았다.
커진 스타벅스, 사라진 로컬카페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과 관련한 부적절한 마케팅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정용진 회장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황진환 기자지역사회에서는 스타벅스가 광주 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이번 논란으로 지역민들의 신뢰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는 반응도 나온다.
광주 동구 동명동 상인들 사이에서는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형 프랜차이즈 확장으로 지역 카페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동명동 카페거리의 한 상인은 "카페거리 양쪽에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면서 젊은 층 수요가 프랜차이즈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역 개인 카페들의 경쟁 부담도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벅스가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상인·주민들과 교류하거나 지역 커피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은 많지 않았다"며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접점이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