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청장 후보(왼쪽)와 김광명 국민의힘 부산 남구청장 후보(오른쪽). 각 선거캠프 제공 부산 남구청장 선거가 국민의힘 현직 구청장의 공천 탈락이라는 이변 속에 새로운 구도로 재편됐다. 국민의힘 오은택 남구청장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되면서 민선 7기 남구청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후보와 부산시의회 의원 출신인 국민의힘 김광명 후보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부산CBS는 두 후보를 직접 만나 지역 교통 문제부터 미래 먹거리 전략까지 각 분야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멈춘 오륙도선 다시 달려야 VS 희망고문 끝내야…트램 공약 대립
두 후보는 지역 최대 현안인 용호동 교통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중단된 오륙도선 트램 재추진을, 김 후보는 부산항선 중심 광역교통망 구축을 각각 내세웠다. 오륙도선은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용호동·오륙도 일대를 연결하는 무가선 트램 사업이며, 부산항선은 북항재개발지와 남구를 잇는 광역 개념의 도시철도·트램망 구상 사업이다.
박재범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9일 부산CBS와의 인터뷰에서 "간절히 염원하면 전봇대에서도 꽃이 핀다는 말처럼 용호동 주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오륙도선을 반드시 다시 달리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륙도선은 이미 국토부 R&D 실증사업으로 선정돼 국비까지 일부 투입된 사업"이라며 "사업비 증액 문제로 지연된 만큼 부산시와 중앙정부를 상대로 책임 있게 담판을 짓고 꼬인 실타래를 반드시 풀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 후보 측의 부산항선 트램 노선 공약에 대해 "사업비 400억 원 증액은 어렵다면서 7200억 원 규모의 신규 사업은 가능하다는 논리는 주민들이 납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다"고 지적했다.
부산CBS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박재범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청장 후보. 박 후보 선거캠프 제공 같은날 캠프 사무소에서 만난 김광명 국민의힘 후보는 오륙도선의 현실성 부족을 지적하며 부산항선을 중심으로 한 광역교통망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희망만 계속 이야기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며 "오륙도선은 민주당이 대통령과 국회의원, 구청장을 모두 맡고 있던 시절에도 결국 추진하지 못했다. 단순 비용 문제가 아니라 2차선 도로 구조와 복개천 도로 하중 문제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반면 부산항선은 부산시 광역교통대책 최우선 사업으로 지정됐고 경제성(B/C)도 0.893 수준으로 도시철도망 선정 기준을 충족했다"며 "부산항선이 먼저 구축되면 이후 용당동~오륙도SK뷰아파트까지 이어지는 지선 추진에도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남권투자공사 VS AI기업 유치…미래 전략 충돌
남구의 미래 먹거리 전략을 두고도 두 후보의 구상은 갈렸다. 박 후보는 동남권투자공사와 글로벌 해운기업 유치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반면 김 후보는 AI 기업 유치와 금융자사고 조속 착공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을 세우기 위해서는 글로벌 해운기업과 동남권투자공사 유치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모든 행정력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원팀 네트워크를 구축해 속도감 있게 풀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해양수산부 이전과 해사전문법원 유치가 남구의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지역 금융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동남권투자공사는 서울 중심 금융 구조를 깨고 지역 혁신기업에 과감하게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핵심 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박수영 의원과의 협력에 문제없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남구 예산 확보를 위해 주저없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찾아가 협조를 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지방행 정은 당 색깔보다 실질적으로 얼마나 일을 잘 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CBS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김광명 국민의힘 부산 남구청장 후보. 김 후보 캠프 제공 반면 김 후보는 기업 유치와 금융자사고 조속 착공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동남권투자공사만으로는 지역 발전을 이끌기에 한계가 있다"며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은 기업 유치다. 청년들이 정말 가고 싶어 하는 수준의 기업을 남구에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 부지 등에 금융자사고와 연계한 글로벌 금융기업 한국지사와 AI 기업 등을 적극 유치하겠다"며 "박수영 국회의원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남구청이 원팀이 돼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좁혀진 여론조사 격차…"원팀 경쟁력" VS "숨은 보수 결집"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도 두 후보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지난 3월 30~31일 이틀간 만 18세 이상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재범 후보 44.8%, 김광명 후보 37.8%로 집계되며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이뤘다.
앞서 부산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3월 13~14일 이틀간 부산 남구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 후보 40.6%, 김 후보 25.4%로 나타난 바 있다. 두 조사 모두 박 후보가 앞서는 흐름은 유지됐지만 김 후보가 추격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박 후보는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거를 치른다는 건 늘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주민들과 직접 만나 체감하는 민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년 동안 낙선 이후에도 남구 골목골목을 다니며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해왔다"며 "민선 7기 당시의 초심과 준비해온 정책들을 주민들에게 평가받겠다는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후보는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먼저 다가와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선거 초반과 비교하면 현장 분위기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며 상승세를 강조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부산은 숨은 보수표가 많은 지역인 만큼 시간이 갈수록 결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주민들도 결국 누가 더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후보인지 냉정하게 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골목상권 회복" VS "재개발 속도"…엇갈린 우선순위
박재범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청장 후보(왼쪽)와 김광명 국민의힘 부산 남구청장 후보(오른쪽). 각 선거캠프 제공 남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는 질문에도 두 후보의 우선순위는 달랐다. 박 후보는 무너진 골목상권 회복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으며 오륙도페이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해법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지금 지역 자영업자들이 정말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골목마다 임대 현수막이 늘어나고 경성대·부경대 상권까지 급격히 침체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륙도페이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고 청년기본소득과 어르신 건강포인트도 오륙도페이로 지급해 지역 소비를 늘리겠다"며 "복지 혜택이 곧바로 골목상권 매출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김 후보는 주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 요구를 행정이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하며 재개발 촉진센터 설립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남구 전역이 재개발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만큼 주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매우 크다"면서 "구청 내 재개발촉진센터를 설치하고 구역별 전담 책임자(PM)를 배치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민간에서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행정이 신속하게 나서면 재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은 교통 등 생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고 준비 단계 지역에서는 보다 속도가 날 것"이라며 "별도 재원 없이도 즉시 추진 가능한 현실적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남구청장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남구의 향후 교통·개발 정책의 우선순위부터 미래 먹거리 전략까지 향후 4년의 청사진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당 원팀과 행정 경험을 앞세운 민주당 박재범 후보와 박수영 의원의 지지를 등에 업은 국민의힘 김광명 후보가 각 분야에서 선명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유권자들이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