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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 옛말 된 부산, 6070 황혼이혼 가파른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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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해로' 옛말 된 부산, 6070 황혼이혼 가파른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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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  부산시 제공부산시청. 부산시 제공
    부산의 '황혼 이혼'이 다시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이혼 건수는 6년째 줄어들고 있는데, 유독 머리가 희끗해진 노년층의 갈라섬만은 역행하는 모양새다. 단순히 숫자의 변동으로 치부하기엔 그 이면에 담긴 고령화의 그늘과 가부장적 질서의 균열이 예사롭지 않다.

    14일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의 전체 이혼은 5053건으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60세 이상 부부의 이혼은 1011건을 기록하며 1천 건 벽을 다시 넘어섰다. 2021년 이후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특히 70세 이상의 이혼 증가율이 60대를 앞질렀다는 대목은 우리 사회에 묵직한 시사점을 던진다.

    과거 세대에게 이혼은 '주홍글씨'였다. 특히 자식 농사를 마친 노년기 이혼은 수치로 여겨지며 '무덤까지 참고 산다'는 인내가 미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통계는 이제 그런 시대적 규범이 수명을 다했음을 보여준다.

    황혼 이혼이 급증한 배경에는 복합적인 사회적 지각변동이 자리 잡고 있다. 먼저 '남은 생이라도 나답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생애 마지막 결정권을 행사하게 만든다. 또, 재산분할제도의 안착과 여성의 경제적 권리 목소리가 커지며, 참고 사는 대신 '독립'을 선택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마련됐다. 부모의 불행한 결합을 억지로 유지하기보다 각자의 행복을 지지하는 자녀들의 유연한 태도도 노부부의 결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황혼 이혼을 단순한 '해방'으로만 바라볼 일은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홀로서기는 빈곤과 고립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특히 평생 가사노동에 전념해온 고령 여성이 이혼 후 겪게 될 경제적 빈곤이나, 가사 자립도가 낮은 고령 남성이 직면할 고독사와 돌봄 공백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야 할 당면 과제다.

    부산은 전국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다. 70세 이상의 이혼이 26% 넘게 폭증했다는 사실은, 이들이 이혼 후 맞닥뜨릴 '1인 가구 노인'의 삶에 대한 공적 체계의 개입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이제 '황혼 이혼'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선 공동체의 과제가 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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