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류영주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을 외신기자가 묻자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는 사건을 통해서도 하나님께서 이루고자 하는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다"고 답했다.
계엄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짚는 대신, 잘못조차 역사 안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종교적 신념을 앞세워 질문의 초점을 비껴간 셈이다.
장 대표는 8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대만 공영방송 PTS 기자가 계엄 해제 표결에 찬성한 뒤 탄핵 국면에서 보인 입장이 상충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크리스천으로서 개인적 신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장 대표는 계엄 해제 표결에 찬성표를 던지고 3개월 뒤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발언했었다. 따라서 이날 질문은 중화권을 비롯한 외신에서 그를 소개할 때 혼선이 생긴다는 취지였다.
이에 장 대표는 "탄핵 국면에서 보인 제 모습을 갖고 제가 표결했던 계엄에 대한 법적 입장이 상충되는 것이냐 묻는 것은 기본 전제가 잘못됐다"며 탄핵 이후 사회적 갈등을 거론했다.
이어 "계엄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 탄핵은 아니다"라며 "국론 분열을 막고 사회적 비용도 줄이면서 당내 분열을 막을 수 있는 다른 정치적 방법이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성경 속 이스라엘 백성과 가룟 유다를 예로 들었다. 장 대표가 직접 '섭리'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발언은 그에 가까운 종교적 해석으로 이어졌다.
장 대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외면할 때나 경배할 때나 우상을 숭배할 때나 하나님은 늘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있으셨다"며 "그들의 잘못조차도 하나님께서 이루려고 하는 역사의 하나의 소재로 만들어서 결국 하나님의 역사로 만드셨다"고 했다.
또 "하나님은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는 사건을 통해서도 하나님께서 이루고자 하는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다"며 "그게 제가 가지고 있는 크리스천으로서의 믿음"이라고 말했다.
계엄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어떤 혼란을 가져왔을지 모르겠다"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것을 통해서 대한민국은 그 상처를 딛고 또 다른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가룟 유다마저도 구원의 사역에 사용했다는 말이 가룟 유다를 옹호하는 말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계엄 선포가 정당했는지, 그에 따른 헌정 질서 훼손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탄핵이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계엄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는지도 "다른 정치적 방법"이라는 표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