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정부가 5차 석유 제품 최고가격을 또 동결했다. 최고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번달부터 7월까지 원유 도입 물량이 중동 전쟁 전과 비교할 때 80% 이상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원료 나프타도 수급 확대로 평시의 90% 확보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최근 물가 동향과 가격 안정에 초점"
산업통상부 문신학 차관은 7일 5차 석유최고가격제 및 중동전쟁 브리핑에서 "5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한 배경은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 그간의 누적 인상요인에 대한 고려와 함께 최근 소비자 물가 동향과 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오는 8일 0시부터 2주간 적용되는 5차 최고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된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동결한 건 3차, 4차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산업부에 따르면,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 그동안 네 차례의 최고가격 정책에도 기존 국제유가 인상분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해 향후 누적 인상 요인도 여전한 상황이다.
박종민 기자그러나 최근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민생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초 2%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3월 2.2%에서 4월에는 2.6%로 상승폭이 커졌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고가격제로 인한 1.2%p 하락 효과에도 불구하고 2024년 7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한 석유류 품목을 제외할 경우 물가상승률은 1.8% 수준에 불과하다.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최고가격제 취지에 맞게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유가 상승이 물류비 등 서비스와 생산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화물차 운전자, 택배기사, 농·어업인 등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2200원, 2500원까지 올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부에서 소비 감소 촉진을 위해 휘발유 최고가격은 인상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차관은 "정부 내에서 (소비 감소를 위해 휘발유 가격 인상을) 이야기한 목소리가 있었다"면서도 "경유와 등유는 민생 안정과 크게 연관돼 있고 휘발유는 물가 부분과 연관돼 있다. 물가에서 석유제품, 그 중에서 휘발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도 원유 나프타 수급 '이상 無'
연합뉴스한편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는 원유와 나프타 수급 상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 이후 3~4월 원유 수급 위기가 불거졌다. 그러나 정부의 대체 원유 확보 노력과 민관협력 등을 통해 수급 불안을 일부 해소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문 차관은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성과로 확보한 원유 2400만 배럴 물량은 도입이 진행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한 물량 도입 위해 해양수산부와 함께 통항 지원하고 있다"며 "비축유 스왑제도를 통해 비축유 총량은 유지하면서 기업의 일시적 도입 차질도 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5월부터 7월까지의 원유 도입 물량이 예년 대비 80%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 총 2억 1천만 배럴이 도입될 예정이며 물량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UAE 순"이라며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6월 종료 예정인 운송비 차액 지원 우대 제도를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고 비축유 스왑제도 운영기간도 7월까지 추가 연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 위기가 불거졌던 나프타에 대해서는 "5월까지 나프타 공급은 3~4월보다 개선돼 평시의 90% 이상 수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장가동률도 전쟁 전의 90%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6월 이후에도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수급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전쟁 장기화 시 원유 수급 불안 가능성 및 나프타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