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이창호 국수와 이세돌 UNIST(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가 6일 UNIST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UNIST 제공 "AI가 더 빠른 답을 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물을지, 어떤 답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는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이창호 국수와 이세돌 UNIST(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가 6일 UNIST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AI 시대 인간의 역량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이날 행사는 UNIST가 새롭게 출범한 GRIT인재융합학부의 교육 철학을 대중에게 알리는 첫 공개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학생과 교직원,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두 기사는 각기 다른 기풍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창호 국수는 흔들림 없는 집중력과 정교한 판단으로, 이세돌 교수는 직관과 창의적인 승부수로 세계 바둑계에 이름을 남겼다.
이창호 국수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UNIST 제공이창호 국수는 "끝까지 생각하고 버티는 시간이 결국 실력을 만든다"고 강조했고, 이세돌 교수는 "남이 보지 못한 길을 보려면 먼저 자기만의 질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기사는 AI가 더 많은 답을 보여줄수록 인간에게는 그 답을 이해하고 자기 판단으로 옮기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역설했다.
패배와 실패에 대해서도 전했다.
두 기사는 "바둑에서 진다는 것은 한 판을 잃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며 "왜 졌는지 다시 들여다보고, 어느 순간 판단이 흔들렸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호 국수는 "이긴 판보다 진 판이 더 오래 남는다"며 "아픈 패배를 외면하지 않고 다시 보는 시간이 다음 승부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세돌 UNIST 특임교수. UNIST 제공
이세돌 교수는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관건은 그 뒤에 멈추느냐, 다시 수를 찾느냐"라며 "학생들이 실패를 끝이 아니라 다음 질문의 시작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GRIT인재융합학부는 학생이 스스로 연구 질문과 진로 목표를 바탕으로 학업 경로를 직접 설계하는 교육 모델로, 프로젝트 기반 탐구교육과 1대1 지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김철민 GRIT인재융합학부장은 "학생이 스스로 던진 집요한 질문 하나가 4년간 탐구하는 전공이 되고, 실패와 재도전의 기록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가 되는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종래 UNIST 총장은 "대학은 학생이 스스로 해법을 찾아가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며 "바둑이라는 매개를 통해 인간 고유의 끈기와 창의성, 판단력이 미래 인재의 핵심 조건임을 확인한 자리"라고 밝혔다.
UNIST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5월 말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 특임교수의 토크 등 다양한 공개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