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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성급한 파병, 재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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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성급한 파병, 재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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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인근에 멈춰 있는 선박들. 연합뉴스호르무즈 인근에 멈춰 있는 선박들.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해방 프로젝트' 첫날인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던 한국의 화물선에 폭발 화재가 발생했다. 트럼프는 '한국 선박이 이란 공격으로 박살이 났다'며 기다렸다는 듯이 파병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외교 실패'라며 파병 등을 염두에 둔 듯한 대응을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원인 조사가 우선이다. 내부 요인에 의한 것인지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인지, 공격이라면 누구의 소행인지, 그 의도는 무엇인지 등을 따져봐야 합리적인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양 선박 사고 전문가를 현지에 보내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가 내부 요인 때문에 일어났다면 통상적인 사고 수습 절차를 따르면 된다.
     
    문제는 '외력'이 사고 원인일 경우다. 외력이 미사일이나 드론 등 의도적 공격의 형태였는지 아니면 유실 기뢰 등 우발적 사고인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
     
    공격이 사고와 관계 있다면 누구의 소행인지도 가려봐야 한다. 이란 정부의 조직화된 공격이었는지, 아니면 이란 정부 통제권을  벗어나 있는 세력의 독자 행동이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이란이 아닌 '제3의 세력'에 의한 공격 가능성도 확률은 낮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사고 조사가 입체적으로 진행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우리 영해도 아닌데다 전쟁까지 치르고 있어 조사에 필요한 현장 수색 작업이 힘들어 보인다. 핵심 원인 분석이 미궁에 빠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원인 분석이나 증거 확보도 없이 파병론부터 꺼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 군의 안전을 약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장담했던 해방 프로젝트 첫날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미국도 우리 군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군사적 대응은 또 우리 발목을 스스로 묶는 졸책(拙策)이다. 군사적 대응을 하게 되면 외교적 해결 여지는 남지 않는다. 반면 외교적 해법은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항상 남겨놓을 수 있다.

    미국조차 이번 전쟁에서 발을 빼려는 시점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장대한 분노 작전을 끝내고 해방 프로젝트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군사 작전을 종료하고 대신 인도주의적 지원 프로젝트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이런 때에 한국이 어설프게 파병해서 인명피해라도 난다면 더 큰 군사적 대응만 부를 뿐이다. 한국이 미국 대신 전쟁의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번 사고는 '천안함'과 같은 극심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아울러 미국과 정보 협력 등을 통해 사고 진상에 접근하는 한편 사실과 다른 내용이 양국 정부 당국자를 통해 유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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