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백신 입찰담합 의혹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녹십자가 낸 재판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본격적으로 심사에 나섰다. 녹십자는 과징금 처분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헌재가 재판소원 사건에 대해 본안 심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녹십자가 청구한 재판취소 사건을 전원재판부로 회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를 거쳐 전원재판부로 회부된 첫 사례다.
녹십자는 지난 2017~2019년 질병관리청이 발주한 가다실 백신 구매 입찰 과정에서 입찰 담합을 벌인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녹십자는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고법은 지난해 10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지난 2월 상고를 기각하면서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녹십자 측은 패소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녹십자는 입찰 담합 혐의로 형사 재판도 받았는데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녹십자 측은 "입찰 구조상 실질적 경쟁 관계가 존재하지 않아 경쟁 제한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형사 판결과 상반된 해석을 했다"며 법원 판결을 문제 삼았다.
녹십자 측은 이러한 법리 오해를 문제 삼아 상고했는데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에 위법 등의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그런데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는 원심 판결이 처분 등에 대한 법률 위반 여부를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녹십자 측은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상고를 기각해 재판청구권, 재산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번 사건을 전원재판부로 회부하면서 피청구인인 대법원장에게 답변을 요청했다. 또 재판 당사자인 공정위 측에도 의견을 구했다.
전날 기준 헌재는 모두 525건의 재판취소 사건을 접수했으며, 재판관 3인으로 이뤄진 지정재판부는 이날까지 37건을 각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