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해양수산청. 송호재 기자부산지역 해양수산 정책 현장을 책임지는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지은 지 50년 가까이 지나며 심각한 노후 문제를 겪고 있다. 매년 수억 원에 달하는 보수 비용이 들고 이마저도 갈수록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해수청이 입주할 예정인 북항합동청사는 오염토 때문에 착공이 연기되면서 수년째 희망고문만 이어진다.
22일 CBS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해 청사 보수에 4억 3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한 해 전에는 1억 원, 2023년에는 2억 2천만 원을 사용하는 등 매년 억대 예산을 청사 보수에 사용하고 있다.
부산해수청 건물은 지난 1979년 부산 동구 충장대로 현재 위치에 건립한 뒤 올해까지 48년 동안 사용 중이다. 매년 필요에 따라 예산을 확보해 부분적인 보수 공사만 진행할 뿐, 최근 들어 대대적인 리모델링이나 환경 개선 작업은 없었다.
이 때문에 비교적 깔끔한 청사 외관과 달리 내부는 수십 년 전 인테리어와 사무 가구 등을 그대로 사용 중이다. 건물 바닥이나 외벽에 균열이 생기고 비가 오면 누수가 발생하는가 하면, 일부 공간은 워낙 낡아 사실상 방치하는 등 부산지역 해양 수산 정책을 총괄하는 청사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하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곳이 많아 시설 보수만 하고 있다. 유지 보수 예산이 따로 정해진 건 아니고, 건물에 문제가 생기면 본부(해양수산부)에 예산을 요청해 그때그때 고치고 있다"라며 "본부도 부산으로 옮겨오면서 예산이 빠듯한 상황이라 앞으로 보수 비용 확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항재개발 조감도. 부산항만공사 제공직원과 민원인 불편은 물론 안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해수청은 수년째 '속앓이'만 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북항 1단계 정부 합동 청사 입주가 예정돼, 재건축이나 이전은 물론 대대적인 보수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사업비 1141억 원을 들여 북항 재개발지역 안에 전체 4만 8천 ㎡ 넓이의 '부산지방합동청사'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부산해수청과 부산세관, 부산출입국외국인청 등 부산지역 11개 정부 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해수청은 애초 현재 부지에 청사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정부는 신청사 대신 기존에 구상하던 합동청사에 뒤늦게 추가 입주를 결정하고 설계까지 변경했다. 현재 해수청 부지는 북항 2단계 재개발 대상 지역에 포함됐다.
문제는 이 합동청사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는 점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13일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예정 부지에서 대규모 오염토가 발견되면서 작업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해당 부지에서는 kg당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의 2.3배인 1872㎎, 비소는 1.3배인 63㎎, 아연은 2.4배인 1457㎎ 나오는 등 각종 중금속이 검출됐다.
관할 지자체인 부산 동구청은 오는 8월 3일까지 정밀 조사를 명령한 만큼, 실제 착공은 조사를 마무리한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 기간이 36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행안부가 애초 제시한 2028년 준공은 사실상 무산됐고, 행안부가 처음 세운 신청사 건립 계획과 비교하면 10년 이상 사업이 지체됐다. 결국 부산해수청은 건물을 옮기지도, 새로 짓지도 못한 채 한 건물을 50년 넘게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행정 명령에 따라 정확한 오염 상황을 면밀하게 조사하는 과정으로, 결과가 나온 뒤 이를 정화하는 작업까지 모두 마치고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사업 완료 시점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