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관련 사건에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됐다. 일각에서는 비교적 불구속 수사가 대부분인 명예훼손 사건에서 경찰이 무리하게 신병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통령이 대장동 사업으로 마련한 비자금을 숨겨뒀다고 발언하거나, 이 대통령과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사이에 혼외자가 있다고 말하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통령이 거액의 비자금과 군사기밀을 해외로 넘겼다는 취지의 주장을 방송하기도 했다.
경찰은 전씨가 관련 영상으로 3천만 원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세 차례 소환 조사 끝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씨의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유사한 사건에서도 같은 판단이 내려졌다. 이 대통령과 김 부속실장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보수 성향 언론사 한미일보 대표 허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지난 9일 "수사 진행 및 출석 상황, 주거 및 사회적 유대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 인멸 및 도망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허씨는 익명의 제보자 발언을 인용해 이재명 대통령과 김 부속실장이 불륜 관계로 의심된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는 작년 10월 허씨와 한미일보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과 주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반대 진영 인사를 고발하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연달아 기각된 것이다. 일각에선 경찰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라는 이유로 사안의 성격에 비해 수사 강도를 높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하는 경찰은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까지 치는 건 무리하다고 본다. 애초부터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며 "(전한길의 경우) 허위 사실 유포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있더라도 증거인멸이나 도망 우려를 소명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씨는 지난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조국의 경우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3심 확정판결 전까지 구속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기소도 하기 전에 수사 단계에서 구속하겠다는 것은 법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전씨에 대한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추가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