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포획 포위망을 뚫고 달아나 다시 자취를 감췄다. 수색 과정에서 목격된 늑구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대전시 문창용 환경국장은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열린 현장 브리핑에서 "엿새 만에 발견된 늑구는 포획 과정에서 도망가려는 시도를 강하게 했다"며 "마취총을 쐈지만 한 발은 빗나갔고, 한 발은 워낙 민첩하게 움직여 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수색당국은 전날 밤 "늑대를 목격했다"는 무수동·구완동 주민들의 신고로 포획망을 좁혀갔지만 최종 포획에는 실패했다.
앞서 늑구는 전날 오후 9시 57분쯤 오월드 인근 민가에서 풀어놓고 키우던 개 두 마리에게 쫓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 주민은 "우리 개들이 늑대를 따라간 것 같은데 돌아오지 않는다"며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과거 멧돼지를 잡았다는 개들은 1시간 뒤에 돌아왔다.
이후 늑구는 오후 10시 43분쯤 오월드 인근 야산에서 한 시민에게 목격됐다. 시민이 찍은 영상에서 늑구는 지친 듯 천천히 걷고 있는 모습이었다. 수색당국은 이 제보를 바탕으로 야간 수색을 벌였고, 14일 0시 6분쯤 오월드에서 약 1.8㎞ 떨어진 곳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개체를 드론으로 확인했다.
연합뉴스수색당국은 늑구가 잠 든 사이에 포획하려 했지만 깊게 잠들지 않아 동이 트길 기다린 뒤, 오전 5시 51분쯤 마취총으로 포획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첩한 움직임으로 마취총은 빗나갔고, 이날 6시 35분쯤 인간띠로 만든 포획망 사각지대로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늑구는 3~4m 높이의 고속도로 옹벽을 뛰어넘기도 했다.
수색당국은 재추적에 나섰지만 포착에 실패했다. 현재는 군 드론 5대를 투입해 추가로 수색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위치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색 장기화로 늑구 폐사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우려와는 달리 건강한 모습으로 확인됐다. 늑구는 야산에서 동물의 사체 등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주대 동물보건복지학과 최현명 교수는 "엿새 정도 됐으면 체력이 많이 저하됐을텐데 도피 과정을 보면 굉장히 힘차게 도망을 간다"며 "사냥 능력은 떨어지지만 보문산쪽 고라니, 오소리 등 야생동물의 사체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색당국은 이날 늑구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점을 중심으로 드론 수색을 이어갈 예정이다.
문창용 국장은 "낮에는 늑구를 안정화시키며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관리하도록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야간에는 드론으로 수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9시 15분쯤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늑대 사파리에서 2024년 1월생 수컷 늑대 1마리가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