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예비후보 박형준 시장(왼쪽)과 전재수 의원(중앙), 주진우 의원(오른쪽). 부산시 제공·연합뉴스6·3 지방선거를 앞둔 부산시장 선거판이 '다음 스텝'을 둘러싼 치열한 계산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출마 선언 시점을 두 달 가까이 조율하고도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국민의힘의 총공세 속에서 여전히 결단의 타이밍을 재고 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은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처리 촉구 삭발과 대규모 시정보고회로 '투사형 리더십' 전환에 나섰지만, 강성 보수 색채 강화가 중도 확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초선인 주진우 의원은 SNS와 숏폼을 앞세워 체급을 키우며 현역 시장을 위협하는 구도를 만들었지만, 조직력과 행정 경험의 한계를 넘어설 다음 메시지를 아직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오늘(27일) 부산KBS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첫 TV토론은 이들의 고민과 전략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첫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전재수, 4월 초 출마 선언 임박… '의혹 리스크' 정면 돌파 시험대
전 의원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언제 뛰어들 것이냐'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미 지난 1월부터 부산시장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반복됐고, 이달 초 북항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공식 선언은 미뤄졌고, 선거판에서는 그 자체가 부담으로 쌓이고 있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처리 국면에서 민주당 지도부 설득에 나서며 존재감을 이어갔지만,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한 수사와 국민의힘의 집중 공세가 이어지면서 정책·비전보다 방어가 앞서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예비후보. 윤창원 기자전재수 의원은 2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리 늦어도 4월 초로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초 출정식을 방불케 한 출판기념회를 넘어, 공식 출마 선언을 계기로 어떤 새로운 비전과 승부수를 내놓을지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해양수도 구상, 북극항로 등 그간 쌓아온 성과를 한층 구체화한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는 것이다.
실제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부산시장 선거 결과가 두렵습니까, 전재수가 겁납니까"라고 맞받았지만, 이 발언은 동시에 자신이 이미 본선급 정면충돌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전 의원에게 필요한 다음 장면은 방어가 아니라 전환이다. 의혹 방어에 머무르지 않고, 그동안 쌓아온 성과와 비전을 다시 전면에 세우며 현 국면을 '출마를 막기 위한 정치 공세' 프레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시계 수리 이력, 하드디스크 폐기 진술 등 의혹 관련 소재가 계속 부상하는 상황이어서, 출마 선언 시점이 늦어질수록 주도권을 되찾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박형준, '투사 이미지' 반전 성공했지만…다음 과제는 중도 확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후보다.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 앞 삭발을 단행한 데 이어,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대규모 시정보고회를 열며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실제로 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는 등 가시적 성과까지 이어지면서, '강공 모드'가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당내 경선 구도에서 밀린다는 여론조사 흐름 속에서, 단기간에 판을 흔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관리형·합리적 보수' 이미지에 머물렀던 박 시장이 '싸우는 시장'으로 전환하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그러나 다음 단계는 전혀 다른 문제다.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시 제공강성 메시지와 보수 결집 전략이 경선에서는 유효할 수 있지만, 본선 경쟁력의 핵심인 중도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의 아들 영입 등 보수 선명성을 강화하는 행보는 지지층 결집과 동시에 중도층 이탈 가능성이라는 양면성을 안고 있다.
결국 박 시장의 다음 스텝은 '강한 박형준'에서 다시 '확장 가능한 박형준'으로의 전환이다. 삭발과 시정보고회로 만든 상승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메시지와 정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경선 이후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주진우, 인지도는 확보…이제는 '시장감' 입증할 차례
주진우 의원은 이번 선거판에서 가장 빠르게 체급을 키운 인물로 평가된다.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SNS와 숏폼 콘텐츠, 공격적인 메시지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현역 시장인 박형준과 양자 구도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부산CBS 여론조사에서도 일부 격전지에서 박 시장을 앞서는 수치가 포착되며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특히 전재수 의원을 겨냥한 공세와 정책 실행력 문제 제기는 '공격수' 이미지 구축에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서 전재수 의원을 겨냥한 "특별법은 시작일 뿐, 실행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단순 비판을 넘어 정책 프레임 경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이 과제다.
지금까지는 '박형준과 다른 후보', '젊은 후보'로서의 대비 효과가 컸다면, 앞으로는 '부산시정을 맡길 수 있는 후보'라는 신뢰를 입증해야 한다. 조직력과 행정 경험, 지역 기반 등에서 현역 시장과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주진우 의원 경선 사무실에 부착된 현수막. 의원실 제공주 의원의 다음 스텝은 결국 비전 제시다. 청년·경제 이슈를 넘어, 부산 전체를 설계하는 시정 구상과 실행 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내놓느냐에 따라 상승세가 일시적 돌풍에 그칠지, 실제 판을 뒤흔드는 변수로 이어질지가 갈릴 전망이다.
오늘 첫 TV토론…박형준은 수성, 주진우는 증명
오늘(27일) 오후 7시 40분 KBS에서 방송되는 국민의힘 경선의 첫 TV토론은 그래서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박 시장에게는 최근 삭발과 시정보고회, 특별법 처리 국면에서 만들어낸 흐름이 일시적 반짝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자리다. 반면 주 의원에게는 인지도와 기세를 넘어 시장 후보로서의 무게감을 보여줘야 하는 첫 시험대다.
토론이 모두발언, 공통질문, 주도권 토론, 마무리 발언 순으로 약 50분간 진행되는 만큼, 단순 메시지보다 상대를 압박하는 논리와 시정 비전의 밀도가 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흥미로운 점은 이 토론이 비단 국민의힘 경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민주당의 전재수 의원도 이 토론 결과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
박 시장이 토론에서 안정적으로 방어에 성공하면 전 의원의 본선 부담은 커지고, 주 의원이 돌파력을 보여주면 보수 진영 전체의 세대교체 바람이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27일 토론회는 박형준과 주진우의 승부처인 동시에, 전재수의 출마 선언 타이밍과 이후 메시지 전략까지 흔들 수 있는 부산시장 선거판 첫 대형 변수로 읽힌다.
결국 관건은 '누가 다음 장면을 선점하느냐'
지금 부산시장 선거는 세 사람 모두에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선거다.
전재수에게는 출마 선언 자체가, 박형준에게는 강공 이후의 확장 전략이, 주진우에게는 상승세 이후의 행정 비전이 각각 비어 있는 마지막 퍼즐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판의 핵심은 현재의 강약이 아니라, 누가 먼저 다음 장면을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민심은 이미 세 사람의 현재 위치를 알고 있다. 이제 보려는 것은 '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