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입구에 차량 5부제 실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앵커멘트]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는 비상 대응에 돌입했습니다.
자동차 5부제 확대부터 나프타 수출 제한까지, 수요 억제와 공급 관리 조치가 동시에 추진됩니다.
스튜디오에 정책부 김동빈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기자]
네, 안녕하세요.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오늘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비상 대응을 주문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이 확대·장기화하면서 원유와 가스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특히 "국제기구들도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을 경고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서트1]"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각 부처는 수급 우려 품목을 포괄적이고 꼼꼼하게 점검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대비책을 철저히 수립 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비상 대응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어떤 조치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크게 보면 세 가집니다.
수요 억제, 공급 관리, 그리고 재정 대응입니다.
먼저 수요 억제 측면에서 자동차 5부제 강화가 핵심입니다.
이 대통령이 지난주 "5부제나 10부제까지 포함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오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내놨습니다.
당장 내일 0시부터 공공부문 5부제가 대폭 강화됩니다.
대상은 학교를 포함한 2만여 기관, 약 150만 대 차량입니다.
기존보다 적용 범위를 넓혀 사실상 의무 시행을 강화한 조치입니다.
[앵커]
민간은 아직 자율이죠?
[기자]
네, 현재는 자율입니다.
다만 원유수급 위기 경보가 '경계'로 올라가면 민간도 의무화하는 방안이 검토됩니다.
또 시행 방식도 공영주차장 제한, 자율 참여, 의무화 이렇게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앵커]
가장 중요한 건 효과인데, 어느 정도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공공부문만으로도 하루 약 3천 배럴 석유 절감이 가능하고, 민간까지 참여하면 한 달 동안 하루치 석유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국내 석유 소비가 하루 약 280만 배럴 수준이기 때문에 단기 대응 수단으로는 의미 있는 수준입니다.
결국 단기적으로 수요를 강제로 줄이겠다는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걸프전 이후 처음 실시되는 민간 부제와 관련해 불편을 감수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인서트2]"지금의 에너지 수급 위기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가 어렵습니다. 조금의 불편함이 우리 경제의 근간인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상황에 따른 에너지 절약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추가적인 대책들도 함께 나올 예정이죠?
[기자]
네, 대통령이 직접 생활 밀착형 조치도 주문했습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혼잡을 줄이기 위해 노인 무임승차를 피크 시간에 제한하는 방안, 가정용 전기요금 시간대별 차등 요금 도입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출퇴근 시간 조정과 재택근무 확대를 통해 교통 수요 자체를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앵커]
전력 수급 대응도 함께 진행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핵심은 LNG 소비를 줄이는 건데요.
현재 정비 중인 원전을 재가동해 이용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고리2호기는 이르면 이달 말 재가동이 예상됩니다.
또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도 상황에 따라 가동 연장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앵커]
공급 쪽 대응도 상당히 강한데요.
[기자]
네, 나프타 수급 대응입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와 관련해 정부는 이번 주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국내 생산 물량을 수출 대신 국내로 돌려 석유화학 기업 가동을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입니다.
[인서트3]"매점매석을 금지를 할 수 있고 수출을 제한할 수 있고, 그 다음에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에 긴급으로 수급 조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부 석화 업체는 가동률을 낮추거나 설비를 멈춘 상태인데요.
나프타 재고가 2~3주 수준이라 사태가 길어지면 조선, 가전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재정 대응도 언급됐네요?
[기자]
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 대통령은 지역화폐 형태로 직접 지원에 나서 전쟁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추경은 빚 없이 국민 세금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며 일각의 '퍼주기' 논란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습니다.
[앵커]
결국 수요 억제와 공급 통제를 동시에 가동하는 비상 대응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차량 5부제로 수요를 줄이고, 원전과 석탄으로 전력 구조를 조정하고, 나프타 수출 제한으로 공급을 통제하고, 추경으로 경기 충격을 완화하는 전방위 대응이 동시에 가동된 상황입니다.
특히 5부제는 민간 참여가 있어야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실제 절감 규모는 참여 수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