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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공천에 드리운 '복수'의 그림자…'친박 학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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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힘 공천에 드리운 '복수'의 그림자…'친박 학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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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역 페널티' 외치더니…'오락가락' 공천

    '친박계' 단수공천, 김진태·김태흠·유정복·이장우 등
    '친이계' 공천 과정서 고전, 박형준·오세훈·주호영 등
    거꾸로 '2008 어게인'…대구시장 공천이 가늠자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내세운 '현역 중진 페널티' 원칙이 곳곳에서 흔들리면서, 공천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해묵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계파 갈등을 소환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단수 공천을 받은 인사들이 과거 친박계로 분류됐던 인물들로 채워지자, 역사 속에 사라졌던 '친이계-친박계' 구도가 부활하는 양상이다.
     
    이 위원장은 2016년 8월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 집권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당대표를 지낸 인물로 당시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4개월만에 당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여러 보수정당을 전전하다 정치 무대 뒤로 사라졌다. 그러다 지난달 국민의힘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당초 공천의 원칙으로 '새로운 판갈이'를 호기롭게 제시했다. 이를 받아 공관위는 현역 자치단체장이 아닌 후보들끼리 예비 경선을 치르고, 최종 경선에서 현역 단체장과 1대1 대결하는 '복면가왕'식 방식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공천 결과는 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이 아무런 경선 없이 단수 공천되면서, 기준과 원칙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등 과거 친박계로 분류됐던 인사들이 줄줄이 단수 공천을 받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 친이계로 분류됐던 인사들은 공천 과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친이 학살' 의혹을 촉발했다. 이는 2008년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친박 학살'의 복수극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친박 학살'은 당시 한나라당 내 친이계 주도로 공천이 이뤄지면서 친박계 인사들은 공천에서 대거 탈락한 사건으로 이후 보수 진영 내 뿌리 깊은 균열의 출발점이 됐다.

    양 계파간 갈등은 2007년 대선 경선에서 시작돼 이듬해 파국으로 치닫다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로 이어지면서 점점 기억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다 윤석열 정권에서는 친이계들이 대거 등용됐고, 이번 공천 과정에서는 다시 친박계들이 득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공천을 놓고 "친박계가 친이계를 역으로 정리한 '2008 어게인' 아니냐"는 말을 내놓고 있다.

    박재홍의 한판승부 유튜브 영상 캡처박재홍의 한판승부 유튜브 영상 캡처
    정옥임 전 의원도 1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런 흐름을 놓고 "친박의 고리로, 그런 일관성이랄까 공통점이랄까 그런 게 발견이 된다"며 "우리 진영이고 선거고 뭐고 다 필요 없다는 식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 광역단체장 출마자도 1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묵은 감정이 있는 것 같다"며 "(단수 공천된) 인물을 보면 그런 부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석 자체가 현재 공천 과정의 혼선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위원장이 공천 접수 당시 '현역 물갈이' 신호를 보냈다가,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을 단수 공천하는 등 일관성을 잃은 점이 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에서 배제된 한 야권 인사는 "현역 교체 공천을 하려면 반발이 적은 곳부터 해야 하는데 공관위가 거꾸로 했다"며 "현역 의원이 5명이나 출마한 대구 등 반발이 큰 지역을 먼저 건드렸다가 결국 '죽도 밥도 아닌 공천'이 됐다"고 비판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대구시장 공천은 따라서 관련 의혹의 시금석 될 듯 하다. 친박계인 유영하 의원 마저 공천을 받게 된다면 친박을 위한 무늬만 공천 실험이라는 의혹은 더욱 힘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중진들에게 경선 기회도 주지 않고 밀어내면 잡음이 날 수밖에 없다"며 "(이 위원장의) 당을 살리겠다는 충정은 이해되지만 지역 정치 구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공천을 밀어붙이면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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