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제공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급등과 에너지 공급망 교란을 통해 한국 경제와 제조업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크게 높아지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공급망과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동은 세계 주요 에너지 생산·수출 지역으로, 분쟁이 확대될 경우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병목 지점이라는 점에서,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 물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 제공한국은 이러한 위험에 특히 취약한 구조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70.7%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된다. 해협이 봉쇄되거나 물류 차질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제조업 생산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 상승은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전체 생산비는 평균 0.71% 증가하고, 업종별로는 석유제품이 6.30%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이어 화학제품 1.59%, 고무·플라스틱 제품 0.46% 등의 순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 제공다만 대중동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약 2~3% 수준에 그쳐 직접적인 수출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유 활용, 공급망 안정화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별 피해 가능성에 맞춘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