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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의 '에너지 편식', 머스크 태양광 100GW 선언 왜 묻었나[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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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한국 언론의 '에너지 편식', 머스크 태양광 100GW 선언 왜 묻었나[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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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윤지로 클리프 대표

    머스크, 다보스서 "스페이스X·테슬라 연 100GW 태양광 제조역량 구축" 선언
    국내 언론 보도 전무…구글 SMR 0.5GW 계약엔 기사 홍수
    100GW는 미국 전체 모듈 생산량(60GW)을 압도하는 수치
    "원전 70기 규모" 에너지 투자 구상에도 국내 기사 거의 없어
    밸류체인 전 과정 내재화 선언, 중국 독점 공급망에 도전
    진보는 원전 금기, 보수는 재생에너지 금기…프레임이 보도량 결정
    언론 편식, 투자자·정책 판단 왜곡까지 이어진다



    ◆ 홍종호>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기후 환경 취재 전문가를 모시고 이야기 들어보는 월간 기후 스토리 준비돼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기후 저널리스트죠. 기후 미디어 클리프의 윤지로 대표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윤지로> 네, 안녕하세요.

    ◆ 홍종호> 네, 반갑습니다. 20년 가까이 일간지에 계셨고, 특히 국내에서는 기후·에너지 관련 심층 취재, 아주 의미 있는 기사들도 많이 쓰셨는데요. 새로운 기후 미디어 클리프라는 이름의 미디어를 만드셨어요. 자연스럽게 오늘 갖고 오신 주제, 언론의 에너지 편식으로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요. 일선 기자 활동을 하시면서 여러 언론 지형이 있고, 각 언론이 에너지 이슈, 원전 이슈 재생에너지 이슈를 다루는 방식이나 프레임이 많이 다르다는 걸 실감하셨겠어요?

    ◇ 윤지로> 그렇죠, 많이 느끼고요. 예를 들어 보수지라고 하면 탈원전이라는 게 금기어인 거죠.

    ◆ 홍종호> 탈원전의 방향으로 글을 쓰는 거나 하는 게요?

    ◇ 윤지로> 그렇죠. 그거를 비판하는 것은 금기처럼 돼 있고, 반대로 진보 언론에서는 원전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 금기시 되어 있고 약간 그런 분위기가 좀 있죠.

    ◆ 홍종호> 그러면 에너지 편식, 어떤 의미로 쓰신 용어입니까?

    ◇ 윤지로> 네.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언론이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서 에너지원을 편식하는 걸 말하는데요. 논조를 달리하는 것 말고도 정성적으로 논조가 다른 것 말고도, 보도량 자체도 굉장히 다릅니다. 제가 그 문제를 최근에 느낀 게 있어서 한 일간지에 칼럼을 썼었거든요. 계기가 됐던 건 어떤 분이 말씀을 해 주셨어요. 기후로운 경제생활에도 나오셨던 분으로 알고 있는데, 그분이 저한테 그러는 거예요. 1월 말쯤이었는데, 빅테크가 SMR에 100MW(메가와트)만 계약을 해도 국내에서 뉴스가 쏟아지는데, 머스크가 매년 태양광 100GW(기가와트)씩 만들겠다고 얘기한 건 뉴스가 없다고요.

    ◆ 홍종호> 단위가 다르네요. 하나는 메가고 하나는 기가죠.


    ◇ 윤지로> 네. 기가. 아무리 찾아도 국내 언론에 없다고 툴툴 대시면서 저한테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 홍종호> SMR은 소형 원전이잖아요. 아직 완벽하게 시장에서 검증되고 설치되고 있지 않았고요. 그런데 그렇게 작은 규모인데도 언론이 대대적으로 다루더라고요.

    ◇ 윤지로> 네. 그분이 말씀하신 머스크가 100GW를 만들겠다는 걸 왜 보도가 안 되냐고 했는데, 사실 저도 그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머스크가 태양광을 좋아한다는 건 많이 알려져 있죠.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만 할 줄 알아도 태양광이 미래 에너지원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이럴 정도로요.

    ◆ 홍종호> 이런 식의 표현을 썼어요. 아주 강한 단어인데 말이죠.

    ◇ 윤지로> 네. 지금 테슬라 에너지에서 태양광을 하고 있는데, 솔라시티라는 회사를 인수한 건데 그 솔라시티가 20년 전에 만들어졌고, 만들어질 때도 머스크가 굉장히 깊숙이 개입을 했다, 그 아이디어를 줬다 이렇게 알려져 있거든요. 그만큼 머스크가 태양광에 관심이 있다는 건 잘 알겠는데, 100GW씩 만들겠다는 게, 100GW가 보통 규모가 아닌 거잖아요. 무슨 얘기인가 싶어서 뒤늦게 기사를 찾아봤는데, 1월 20일 며칠 그쯤에 다보스포럼에서 나온 발언이더라고요. 뭐라 그랬냐면,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각각 미국 내에서 연간 100GW 규모의 태양광 제조 역량을 구축할 것이다, 대략 3년 정도 걸릴 거다라고 이야기했어요.

    ◆ 홍종호> 3년에 100기가요.

    ◇ 윤지로> 네, 3년 안에 100기가씩 만들어낼 수 있는 공장을 짓겠다라고 한 거죠.


    ◆ 홍종호> 사실 그게 재미있는 수치인 게요. 현재 우리 정부가 2030년, 5년 후죠. 그때까지 100GW의 재생에너지를 구축하겠다, 이거는 풍력·태양광 포함해서 다 합쳐서요.

    ◇ 윤지로> 우리나라 모든 걸 합쳐서죠. 그리고 최근에도 테슬라 홈페이지에 그런 인력을 뽑는 채용 공고도 올라오고 있고요. 그 당시에 국내 언론을 찾아봤는데 정말로 어떤 전문가분이 칼럼에서 잠깐 언급한 거 말고는 보도가 전혀 안 됐더라고요.

    ◆ 홍종호> 여러 언론 지형이 있는데도 어느 곳에서도 거의 없었어요. 해외 언론은 어땠습니까?

    ◇ 윤지로> 외신을 찾아봤는데 외신도 엄청 양이 많지는 않았고, 다만 에너지 쪽 전문지라든가 경제지 같은 데서는 좀 일부 다뤘더라고요. 도대체 국내 언론은 이걸 왜 안 썼을까 궁금하잖아요. 저 나름 두 가지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국제 기사를 보도하는 관행입니다. 요즘 세상에는 어지간한 큰 글로벌 행사는 유튜브로 다 생중계가 되고, 영어나 다른 나라 언어들도 AI 활용해서 다 할 수 있잖아요. 취재 장벽이 굉장히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계속 해왔던 것처럼 국제 뉴스라고 하면 사실 외신을 번역하는 수준이에요. 뭐에 따르면 뭐가 어쨌다, 이런 식으로 직접 취재하는 게 아니라요.

    심지어 다보스포럼 같은 큰 행사조차도 거기서 무슨 일이 있는지 주요 일정을 확인하고 유튜브 생중계를 직접 보는 이런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외신 보도가 되면 그냥 가져다가 하는 거죠.

    ◆ 홍종호>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한 줄을 다뤘으면 그걸 인용하는 식이란 말씀인 거죠.

    ◇ 윤지로> 맞습니다. 이 머스크 발언도 유튜브에서 다 볼 수 있었던 건데, 아무도 보지 않았던 거고요. 그냥 지나가다 머스크가 한마디 쓱 한 게 아니라, 그 자리가 어떤 자리였냐면 머스크 옆에서 대담을 한 사람이 래리 핑크였거든요.

    ◆ 홍종호> 블랙록 회장이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다 알고 있죠.


    ◇ 윤지로> 엄청나게 큰 자리였는데 그 발언을 우리 언론이 놓쳤던 거죠. 또 하나는 누군가는 그거를 봤을 수도 있겠지만, 이 분야를 잘 모른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홍종호> 혹시 이럴 가능성은 없습니까? 트럼프하고 제일 가깝다는 일론 머스크가 갑자기 태양광 얘기를 하는데, 그동안 재생에너지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이거를 크게 뉴스화하는 게 별로다, 이렇게 생각하는 언론이 있었을까 하는 거요.

    ◇ 윤지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머스크가 우주 태양광 얘기도 하고요.

    ◆ 홍종호> 그럼요. 우주 데이터센터 2개를 연계시키겠다.

    ◇ 윤지로> 그러니까 약간, 이게 뭐 되겠어? 이런 생각도 좀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 홍종호> 그래도 전 세계 기업인 중에 일론 머스크가 뉴스 메이커에서 압도적인 1위 아닌가요.

    ◇ 윤지로> 그렇죠. 그래서 사실 이 100기가라고 하면, 에너지 분야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이라면 이게 보통 규모가 아니거든요.

    ◆ 홍종호> 특히 미국에서, 중국도 아니고요.

    ◇ 윤지로> 네. 100기가가 어느 정도 규모냐를 설명드리면, 우주에서 쓸 태양광까지 합치면 머스크가 얘기하는 건 200기가를 자기가 만들겠다는 건데, 미국에 현재 모듈 제조 용량을 다 긁어모으면 한 60기가 정도 됩니다. 그걸 단일 기업이 현재 미국의 모든 용량을 뛰어넘어서 해내겠다라고 하는 거니까 진짜 야심찬 계획인데, 그것도 모듈만 그렇게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태양광을 만들려면 여러 가지 밸류체인이 있을 거잖아요.

    폴리실리콘부터 잉곳, 웨이퍼, 셀, 모듈해서 패널이 나오는 건데, 머스크가 한 말은 모든 과정에서 200기가를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라는 거니까요. 사실 모든 밸류체인에서 지금 압도적인 1위는 중국인데, 100기가가 정말 실현이 되면, 3년 안에 될지 5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현실화만 되면 진짜 어떻게 보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는 일인 거죠.

    ◆ 홍종호> 100기가와트면 원전으로 치면 원전 70기, 지금 우리나라에 설치되고 있는 1.4기가와트 규모로 치면 어마어마한 규모예요. 제가 아까 윤 기자님 말씀 중에 제일 흥미 있게 들었던 부분은, SMR은 소형 원자로고 아직 상용화 안 돼 있는데, 그 100메가 정도는 대서특필이 되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일론 머스크의 태양광 100기가는 언론에서 별로 다루지 않는다. 이 극단적인 차이, 어떻게 보세요?

    ◇ 윤지로> 그게 바로 에너지 편식이라고 하는 게 드러나는 부분이죠. 지금도 방송 들으시는 분들께서 휴대폰으로 '빅테크 SMR 투자' 내지는 '빅테크 SMR 계약'으로 뉴스 검색을 해보시면 계속 스크롤해도 기사가 끝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 홍종호> 국내 언론 말씀하시는 거죠. 해외 언론보다 더 많이 나오는 거 아닌가요?

    ◇ 윤지로> 엄청 많이요. 국내에 원전 관련 산업·기업이 있으니까, 거기서 낸 보도 자료까지 더해지면서 보도량이 정말 끝도 없이 나오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SMR은 S가 Small이에요. 규모가 작단 말이에요. 아까도 태양광 100기가를 얘기했지만, SMR은 보통 모듈이 한 메가 정도 단위니까요. 예를 들면 구글이 카이로스라는 회사랑 맺은 SMR 전력 구매 계약, 이것도 기사가 엄청 많이 보도됐는데, 이게 500메가 규모거든요. 0.5기가잖아요. 머스크가 얘기하는 태양광 100기가의 200분의 1 수준인 거죠.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상용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아직 갈 길이 먼데, SMR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 기업은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빅테크가 SMR에 뭘 투자했다더라, 계약했다더라 하면 기사가 쏟아지고 기사뿐만 아니라 사설에서도요.

    ◆ 홍종호> 그러니까 이걸 깊숙이 보고 있지 않은 일반인이라든지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기사가 뜨는 걸 보니 원전 르네상스가 도래하는구나, 이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 윤지로> 네. 언론 이야기를 좀 학술적으로 해보자면, 언론이 아젠다를 만들어 간다고 하잖아요. 어떻게 만드냐 봤을 때 크게 '속성 아젠다'라는 게 있고 '점화 효과'라고 하는 게 있어요. 속성 아젠다라고 하는 건 요즘 말로 하면, 프레임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 홍종호> 많이 쓰는 말이죠.

    ◇ 윤지로> 어떤 이슈에 어떤 속성을 부여할 것인가. 그게 하나가 있고요. 또 점화 효과는, 언론이 어떤 이슈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많이 다루면 수용자인 대중들이 정책이나 정치인을 평가할 때 그 이슈를 중심에 놓고 평가하더라는 거예요. 예를 들면 선거철 앞두고 부동산 뉴스가 쏟아지면, 후보 표심이 부동산 이슈에 따라 갈린다거나 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죠. 이걸 태양광이나 원전 문제에 대입해 보면, 국내 언론은 원전이라든가 SMR 보도가 압도적으로 양이 많거든요. 이런 것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내가 원전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이게 되게 중요한 에너지원이다라는 게 각인될 거고요. 여기다가 빅테크가 SMR에 몰려든다고 하면, 미래 대세 에너지원은 원전과 SMR이구나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게 되는 거죠.

    ◆ 홍종호> 알겠습니다. 결국 언론의 에너지 편식이 정부와 업계의 늑장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고, 대중들이 그쪽으로 쏠려 있으면 정치인도 정부도 재생에너지로 가는 것에 지지를 못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지 않을까요. 언론의 영향을 정부가 받는 면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고요. 자, 지금까지 첫 번째 이야기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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