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 한국배구연맹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살아있는 전설, 미들 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이 2025-2026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코트를 떠난다.
현대건설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효진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19년간의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효진은 지난 1월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 당시 무릎 상태와 체력적 부담을 언급하며 은퇴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당시 그는 마흔 살까지 뛰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으나, 시즌 전 무릎에 물이 차는 등 신체적인 신호가 왔음을 담담히 고백했다.
구단은 '배구 여제' 김연경의 사례처럼 대대적인 '은퇴 투어'를 제안했으나, 양효진은 팀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일로 리그 분위기를 흐리고 싶지 않다며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오는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페퍼저축은행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에서 양효진의 은퇴식과 등번호 14번에 대한 영구 결번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2007-2008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양효진은 19시즌 동안 오직 현대건설의 유니폼만 입고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가 남긴 기록은 가히 압도적이다. 통산 564경기에 출전해 작성한 8354득점은 남녀부를 통틀어 전인미답의 고지다. 이는 여자부 득점 2위 박정아보다 1947점이 많으며, 남자부 역대 최고 득점자인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레오)의 7353점보다도 1000점 이상 앞선 수치다.
주 포지션이 미들 블로커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압도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는 점은 양효진이 왜 V-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지 증명한다. 블로킹에서도 1735개를 잡아내며 정대영(1228개)과 김수지(1078개)를 멀찌감치 따돌렸고, 남자부 신영석(1398개)의 기록마저 가볍게 넘어섰다.
기량 저하에 대한 우려 속에 시작한 올 시즌에도 양효진은 증명해냈다. 팀의 32경기에 모두 출전해 408득점을 올리며 국내 선수 중 득점 전체 1위(리그 10위)에 올랐고, 블로킹 부문에서도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시즌 전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한국도로공사와 선두 경쟁을 벌이는 원동력 역시 양효진의 변함없는 활약 덕분이었다.
양효진은 "2007년부터 응원해준 팬들과 버팀목이 된 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현대건설 선수라는 자부심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19년간 V-리그의 역사를 써 내려간 거장은 이제 화려했던 커리어의 마지막 장을 덮을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