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란에서 당국의 유혈진압에 잠시 주춤했던 반정부 시위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시위에 참가자들을 겨냥한 당국의 보복이 본격화하면서 대중의 반발이 다시 커지고 있는 데다 이달 들어 열리고 있는 사망자들의 장례식과 추모식이 정권에 대한 저항의 장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이란 내부에서 정권에 대한 적개심을 대외적으로 표출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과 시위대에 도움을 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탄압도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저항의 목소리를 억누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시위 사망자에 대한 장례식과 추모식이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장이 되고 있다.
유족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조문객들은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장례식과 추모식을 또 다른 저항의 상징으로 만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 남서부 시라즈의 의대생들은 시위대를 치료해주다 당국에 체포된 의사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며 수일간 연좌 농성을 벌였다.
연합뉴스고등학생들도 정권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다.
이란 교사 노조는 "평범한 요구를 내건 평화 시위가 피로 물들었다"는 성명을 냈고, 지역 활동가 단체들은 공개적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2011년부터 가택연금 상태인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도 "총을 내려놓고 권좌에서 물러나야 이 나라가 자유와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하메네이 퇴진을 촉구했다.
다만 이란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은 변화가 없어 보인다.
테헤란의 한 의료진은 보안군이 병원을 급습해 다친 시위대를 체포해가고 있다고 전했고,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시위대를 치료한 의료진을 구금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이란인권센터 하디 가에미 사무총장은 "수천 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이슬람 공화국이 이제는 집집이 찾아다니며 시위에 참여했던 자들을 처벌하고 잠재적 저항의 불씨를 꺼트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8~9일 정권의 유혈진압으로 사망한 시위대에 대한 추도식이 열리는 이달 17~18일이 또 다른 봉기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테헤란의 상업 중심지 '그랜드 바자르' 상인들은 이미 전국의 상인들에게 17~18일에 다시 거리로 나서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