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은우와 김선호. 판타지오 제공지난해 이하늬, 이준기 등에 이어 올해 차은우, 김선호까지 배우들의 1인 기획사를 통한 탈세 논란이 거듭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인 법인'이란 제도의 악용과 안 걸리면 그만, 걸려도 추징금을 내면 된다는 인식이 매해 탈세 논란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또 불거진 1인 법인 탈세…장어집에 법인 두고 200억 탈세 의혹
최근 배우 김선호 역시 '1인 기획사'를 이용한 탈세 의혹에 휩싸였다. 김선호는 지난 2024년 1월 연기 활동 및 연극 제작을 이유로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25년 2월 판타지오와 새로운 계약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활동에 대해서는 해당 법인으로 정산금을 지급받았다.
이와 관련해 판타지오는 "김선호는 법인 운영을 바로잡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과거 법인 카드 사용 내역 및 가족 급여, 법인 차량을 모두 반납했다"며 "해당 법인을 통해 과거에 정산받은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납부한 법인세에 더해 개인소득세를 추가 납부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 폐업 절차를 진행 중이며 행정상의 절차가 곧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선호에 앞서 같은 소속사 배우 차은우 역시 탈세 의혹으로 파문이 일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상반기 차은우를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한 결과 200억 원이 넘는 소득세 추징을 통보했다.
차은우의 소득은 판타지오와 모친 최모씨 이름으로 된 법인, 차은우가 나눠 가졌다. 국세청은 차은우와 모친이 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실체 없는 법인,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를 내세우는 꼼수를 썼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해당 법인의 주소는 최모씨가 차린 인천 강화도 장어집이었다.
판타지오는 "현재 운영 중인 '어제연 청담'은 강화도 '어제연 숯불장어'와 전혀 다른 법인"이라며 "어제연 청담은 판타지오 100% 자회사 판타지오 M에서 운영하고 있다. 차은우 가족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200억 원이라는 액수도 액수지만, 페이퍼 컴퍼니라는 점이 문제다.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이기도 한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국세청에서도 이러한 지점에서 다른 1인 기업보다도 차은우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는 거 같다고 했다.
오 교수는 "차은우의 경우 1인 기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어머니 명의로 된 법인을 통해 소득을 그쪽으로 나눠서 세금을 줄인 것"이라며 "어머니 명의 기업이 차은우에 대해 실제 용역을 제공했는지, 아니면 형식적으로만 사무실을 만들어 놓은 건지 사실관계 확인을 해봐야 한다. 세금을 줄이기만 위해서 회사를 만들어놓은 것이라면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 1인 기획사 통하면 세율이 45%→25%로…진짜 문제는 '악용'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기획사 운영은 △2020년 2.5% △2022년 4.1% △2024년 4.3%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으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요건이 경력 4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완화되는 등 설립 장벽이 낮아진 것도 1인 기획사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1인 기획사라는 '법인'을 이용하면 '절세'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행법상 개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시 45%이며, 여기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약 49.5%다. 반면 법인의 경우 세율이 10~25% 수준이며,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시 매겨지는 최고 세율도 25%(지방세 포함 27.5%)다.
세무법인 다솔 안원용 변호사(세무사)는 "연예인으로는 20억 원을 정산받으면 세금으로 8억 원을 내니 많다고 생각해 줄이고 싶을 것"이라며 "그러면 세율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렇기에 법인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1인 기획사를 통한 세금 절감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핵심은 '실질과세' 원칙 준수 여부다.
오문성 교수는 "상법상 1인 기업을 인정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만 1인 기업을 세금만을 줄이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했느냐가 문제"라고 짚었다.
법인이 실재하며 소속 연예인의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매니지먼트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형식적으로만 1인 기획사로 설립됐다면 탈세를 위한 꼼수로 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보통 가족을 임원이나 직원으로 등재해 두고 실제 업무는 하지 않았음에도 급여를 지급했다면 이는 절세가 아닌 '탈세'이며 부당행위 계산 부인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안원용 변호사는 "만약 실제로 배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해서 실제로 용역을 제공했으면 법인의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1인 기획사 논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실체가 없어서인 것"이라고 말했다.
오문성 교수도 "차은우의 경우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1인 기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어머니 명의로 된 법인을 통해 소득을 나눠서 세금을 줄인 것"이라며 "어머니 명의 기업이 차은우에 대해 실제 용역을 제공했는지, 아니면 형식적으로만 사무실을 만들어놓은 건지 사실관계 확인을 해봐야 한다. 세금을 줄이기만 위해서 회사를 만들어놓은 것이라면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배우 이하늬는 개인 법인 운영 과정에서 60억 원대 세금을 추징당한 사실이 알려졌으며, 유연석 역시 70억 원, 이준기는 9억 원 추징을 통보받았다. 각 사 제공 안 걸리면 좋고, 걸려도 세금 내면 그만…제재·자성 '절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탈세 논란은 반복되는 문제다. 과거에는 전속계약금을 높은 세율의 사업소득이 아닌 낮은 세율의 기타 소득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탈세가 이뤄졌다. 국세청은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연예 활동의 대가인 '사업소득'으로 판단해 과세했고, 2000년 대법원 역시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탈세 방식도 고도화되면서 1인 법인을 이용한 편법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배우 이하늬는 개인 법인 운영 과정에서 60억 원대 세금을 추징당한 사실이 알려졌으며, 유연석 역시 70억 원, 이준기는 9억 원 추징을 통보받았다.
탈세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연예인들은 법 해석 차이라고 반박하며 이후 사과문 발표와 추징금 납부로 논란을 마무리해 왔다. 김선호 역시 탈세 의혹이 일자 1인 법인을 폐업하고, 법인세에 더해 개인소득세를 추가 납부 완료했다며 사과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의혹이 제기되면 사과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식으로 연예인의 탈세 논란이 거듭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원용 변호사는 "법인을 활용할 거라면 법인과 개인을 정확히 구분하고, 법인으로 하는 이유와 실체를 갖추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법인을 운영하다 보면, 가족을 임직원으로 해서 사적 경비를 넣는 등 하는데 이런 것들은 업무와 무관하며 다 추징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탈세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등을 말하는데 국세청은 계속 경고해 왔다"며 "종합소득세가 높다 보니 아깝다는 인식이 있을 수는 있지만, 연예인들은 이미 기획사에서 비용을 다 처리하고 (정산금을) 분배받기 때문에 다른 사업자들과 다르다는 점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조세에 관한 법률과 제도 자체는 충분히 마련돼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법을 악용하지 않으려는 연예인들의 태도 변화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지점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는 "조세범처벌법 등에 따르면 금액에 따라 수년의 징역이 가능하지만, 실제 처벌은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안 들키면 다행이고, 걸려도 세금을 더 내면 된다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인 회사를 악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또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만큼 단호한 사회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스스로 법을 잘 지키려는 노력과 자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