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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다시 유예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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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다시 유예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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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이슈는 항상 큰 관심 거리이다. 부동산은 단지 자산 가격의 등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무척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 값이 과도하게 오르면, 자금은 부동산에 묶여 생산적인 영역으로 향하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경제 구조와 자원 배분이 왜곡될 수 있다. 무엇보다 집값 상승의 부담은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 특히 청년들에게 커다란 고통과 절망을 안겨준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부동산 조세 제도의 방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현행 법령에서 규정한 대로 5월 초에 종료하여 중과를 다시 시행할 것인지 여부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마도 시장 참여자들은 중과 유예의 종료 여부를 정부가 주택 시장에서 세금을 정책 수단으로 이용할 의지가 있는지 가늠할 기회로 여기는 것 같다.

    이 제도에 대해 논의하는데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어서, 먼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해 정리해본다. 이 제도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소재하는 주택을 양도하여 번 차익에 대해 기본세율에 20%p 또는 30%p를 더하는 중과세율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소득세법 시행령에 의해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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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15 부동산 대책에 의해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이 되었다. 입주권과 분양권을 포함하여 2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사람, 즉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소재하는 주택을 매도하였을 때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이러한 중과 제도를 정부는 2004년에 처음 도입하였다가 2009년 이후 중과 유예를 거쳐 2014년에 폐지하였다. 이후 2018년에 중과 제도를 다시 도입하였으나, 2022년 5월부터 시행령 개정에 의해 중과를 1년마다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있다.

    정리하면,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의 영향을 받는 범위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고, 현재는 한시적으로 중과가 유예되고 있으나, 과거에 유예를 거쳐 폐지되었던 경험이 있다.

    국가데이터처에서 2025년 11월에 발표한 2024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330.4만 가구가 주택을 2채 이상 소유하였다. 이 중에서 128.5만 가구가 서울과 경기에 거주하면서 2채 이상 소유하였는데, 전체 (2229.4만 가구) 대비 비율은 5.8% 정도에 해당한다. 정확한 통계를 확인할 수 없지만, 양도소득세 중과의 영향을 받는 다주택자가 소유하는 주택의 거래 비율은 아마도 이보다 낮게 나타날 것이다.

    만약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시행령을 다시 개정하여 중과를 유예하면 주택 시장에서 매물이 증가하여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까? 주택 시장의 동향은 당사자들의 기대와 함께 대출규제, 토지거래허가 등 여러 제도가 맞물려 있어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류영주 기자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류영주 기자
    하지만 아마도 중과를 유예한다고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준으로 매물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다주택자의 거래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은데, 주택 시장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중과가 유예되었던 지난 4년 동안 매도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새로운 유예 기간에 매도하겠다고 마음을 바꿀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시행령을 그대로 두어, 한시적이었던 중과 유예를 종료하고 원래대로 다시 중과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정부가 명확히 밝힘으로써 남은 유예 기간 동안이라도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중과 유예를 종료한다고 갑자기 매물이 쏟아져서 주택 시장의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봄 이사철에 있을 수요 증가를 몇몇 다주택자의 매물로 일부 충당하여, 당장 주택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을 뿐이다. 그 이후에는 주택 공급 대책을 착실히 추진하고 금융 및 조세 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하여 우리나라 주택 시장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정부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심어야 한다.

    중과 유예 여부보다 더욱 중요한 숙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결국 주택시장의 안정은 자원 배분의 왜곡을 줄이고,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의 고통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홍성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 외부 필진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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