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 취하는 이학진. 김조휘 기자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고교생 리베로 이학진이 깜짝 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내달 순천제일고 졸업을 앞둔 이학진은 지난해 10월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KB손보에 지명된 신예다. 12월 21일 우리카드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지난 21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인 세 세트를 소화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접전이 이어진 3세트부터 투입된 이학진은 상대 외국인 주포 디미트로프와 전광인, 차지환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날 11차례의 디그 시도 중 10개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학진의 철벽 수비 속에 KB손보는 5세트 듀스 접전 끝에 승격하며 리그 3위로 올라섰다.
하현용 감독대행은 경기 후 이학진에 대해 "데려올 때부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발이 빨라서 위치 선정이 뛰어나고, 볼을 다루는 능력도 좋다"며 "아직 기복이 좀 있는데, 오늘처럼 잘 해줄 거라 생각하진 못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원래 투입 계획은 없었다. 수비가 흔들려서 학진이를 투입하면 어떨까 싶었는데,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이학진은 "이런 기회가 올 줄 몰랐다. 차근차근 하다 보니 기회가 왔고,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형들이 '나이스, 나이스'라고 외치며 몇 개만 더 건져 올리라고 이야기해줬다"면서 "경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인터뷰를 못 한 게 아쉽지만, 감독님의 선택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게 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장점으로 빠른 발과 파이팅, 안정된 수비를 꼽은 그는 "형들과 미팅을 통해 (상대 공격의) 길목에 서 있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롤모델인 소속팀 주전 리베로 김도훈을 따라 리시브를 더 보완하겠다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더 멋진 디그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