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용 KB손해보험 감독 대행. 한국배구연맹지휘봉을 잡은 뒤 첫 풀 세트 경기를 치른 하현용 KB손해보험 감독 대행이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책했다.
KB손보는 21일 경기도 의정부의 경민대학교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홈 경기에서 OK저축은행과의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5-22 21-25 25-23 24-26 24-22)로 이겼다.
지난해 12월 30일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감독이 사퇴한 뒤 갑작스럽게 대행직을 맡은 하 대행은 이날 첫 풀 세트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짜릿한 승리였지만, 하 대행은 맘편히 웃을 수 없었다.
그는 "내가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나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더라"며 "그냥 구경만 한 것 같았다. 상대를 파악해서 선수들의 선택지를 줄여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으로 5세트까지 해봤지만,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늘은 선수들이 잘했다. 4세트에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해줘서 고맙다"고 격려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한 토종 에이스 나경복은 비예나에게 집중된 공격을 분산시켰다. 이날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22점으로 활약했다. 하 대행은 "열심히 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무릎이 썩 좋지 않다"며 "무리하는 모습이 보여서 홍상혁과 바꿔줬는데, 다시 들어가려는 의지가 보였다"고 칭찬했다.
하 대행의 깜짝 기용도 돋보인 경기였다. 수비가 흔들리던 3세트, 앞서 2경기 출전에 불과한 신인 리베로 이학진을 투입한 것이 적중했다. 이학진은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3세트를 소화하며 자신의 재능을 맘껏 뽐냈다.
이학진에 대해 하 대행은 "데려올 때부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발이 빨라서 위치 선정이 뛰어나고, 볼을 다루는 능력도 좋다"며 "아직 기복이 좀 있는데, 오늘처럼 잘 해줄 거라 생각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래 투입 계획은 없었다. 수비가 흔들려서 학진이를 투입하면 어떨까 싶었는데,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승점 2를 추가한 KB손보는 시즌 전적 13승 11패 승점 39를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한국전력(승점 38)을 4위로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전반기를 마친 하 대행은 "블로킹 시스템을 체크하고, 선수들과 이야기하며 리시브 라인도 정비해야 할 것 같다"며 "정신력도 중요하지만, 체력이 좋아야 한다. 체력 훈련도 집중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휴식기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