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시 제공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통합 이후 행정체계 설계가 통합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통합은 속도나 정치적 구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형식 전 담양군수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통합특별시장 또는 특별자치도지사가 광주시장직을 겸직하는 방식은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라는 행정주체를 사실상 해체하고 통합특별시장이 시정을 함께 맡는 구조는 제도적·정치적·행정적으로 모두 무리가 크다는 주장이다.
최 전 군수는 통합특별시장이 광주·전남 전체를 아우르는 초광역정부 수장으로서 국가균형발전 전략, 산업·에너지 정책, 광역 교통망 구축, 환경·재정 조정, 중앙정부 협상 등 광역 차원의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광주시장은 주거, 교통, 복지, 교육, 도시재생 등 시민 일상과 직결된 도시 자치행정을 책임지는 대표라는 점에서 두 직위의 성격과 역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권한을 한 사람이 동시에 수행할 경우, 지역 간 균형발전과 도시 현안 대응 과정에서 구조적인 이해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는 개인의 역량이나 도덕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제도 설계 단계에서 이미 예정된 충돌이라는 것이다. 행정 운영 측면에서도 광역 행정과 도시 행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져 두 역할 모두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 전 군수는 광주광역시라는 행정주체의 소멸 가능성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현재 논의대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광주시는 행정구역상 사라지고 자치구만 남게 되는데, 이는 시민의 동의 없는 광주시 해체로 초법적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광주의 역사와 도시 정체성, 시민 주권에 직결된 사안을 통합의 이름으로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통합특별시장과 광주시장을 동시에 선출하되 기능과 권한을 명확히 분리하고, 분리된 권한 위에 협력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광주전남특별자치도 + 광주특례시 또는 준광역시 + 자치구 존치'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최 전 군수는 "통합의 핵심은 누가 더 많은 권한을 가지느냐가 아니라, 권한을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있다"며 "강한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통합은 오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리와 협력에 기초한 제도 설계만이 광주·전남 통합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