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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 밤에도 안심하고 치료받아야" 소아진료 공백 주민들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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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아픈 아이 밤에도 안심하고 치료받아야" 소아진료 공백 주민들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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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강릉서 소아진료 지원 단체 'HB1985' 출범
    지역에서 아이 키우는 부모 10명으로 구성
    14일 강릉아산병원에 1억 500만 원 기부
    자발적 참여로 병원·지역 공동 상생 모델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과 'HB1985' 멤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제공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과 'HB1985' 멤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제공
    "갑자기 열이 오른 아이를 들쳐 안고 갈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매야 했어요"

    취약한 강원 영동지역의 소아진료 환경 개선을 향한 지역민들의 첫걸음이 시작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역 주민 10명으로 구성한 'HB(Human Blooming)1985는 14일 강릉아산병원 중강당에서 총 1억 5백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병원 측은 이번 기부금을 소아진료 인력 확충과 시스템 개선, 응급·야간 진료 대응력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HB1985는 '생명을 피우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영동지역의 소아진료 공백을 해소하고 아이들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지역 의료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한 지역참여형 후원 단체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있 1985년생들이 주축이 돼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추석 무렵 회원인 김동일 씨(강릉에이엠브레드 대표)는 갑자기 열이 오른 아이를 들쳐 안고 갈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매야 했다. 긴박했던 순간을 겪었던 김씨는 "언제까지 이 지역에서 아픈 아이를 운에 맡겨야 하나"는 질문을 품게 됐다.
     
    김 씨는 자신의 고민을 주변 친구들에게 전했고, 이에 동감하는 10명이 자연스럽게 한 자리에 모였다. 야간 소아진료 공백, 휴일 진료의 어려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 등 영동지역의 소아진료는 오래전부터 취약했기에 이들을 금세 하나로 묶었다.

    지역 내 곳곳에 병원이 있지만, 야간과 휴일에도 안정적으로 소아환자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은 사실상 손에 꼽힌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의정 갈등의 여파는 지역 의료 인력의 수도권 쏠림을 더욱 가속화시키며 소아진료 공백을 키웠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 지역 인구 감소가 겹치면서 소아진료의 운영 기반은 더욱 약해졌다. 이 악순환은 결국 영동권역 전체의 소아진료 부담을 강원·영동권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으로 몰아가는 구조를 고착시켰다.
     
    강릉아산병원 전경. 강릉아산병원 제공강릉아산병원 전경. 강릉아산병원 제공
    강릉아산병원은 오랜 기간 중증·응급 소아환자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치료해 온 사실상 '마지막 거점 병원'이다. 하지만, 영동권역의 소아진료 부담이 한 병원에 집중되는 이러한 구조는 그대로 아이들의 골든타임과 직결됐고, 부모들의 불안은 날이 갈수록 커져 왔다.

    이에 HB1985 회원들은 이런 문제를 '병원의 책임'이 아닌, 지역 전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문제의 해결은 병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민이 함께 나서야 한다는 결론에 닿았고, 소아진료 지원 시민 참여형 후원 캠페인인 'HB1985'의 출발점이 됐다.  
     
    그동안 병원이 감당해 온 소아진료의 부담을 잘 알고 있던 이들은, 지역과 병원이 함께 지속 가능한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이날 거액의 기부금을 강릉아산병원에 전달했다.
     
    HB1985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신건혁씨는 "우리가 하는 일은 거창한 게 아닌, 내 아이가 아플 때 '갈 곳이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남이 아닌 우리가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했다"고 캠페인 배경을 설명했다.
     
    HB1985 구성원들은 앞으로 캠페인의 취지를 널리 알려 많은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어낼 방침으로, 강릉아산병원 의료진과 함께 밤과 휴일에도 아이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아직 출발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번 움직임은 단순히 병원에 힘을 보태는 차원을 넘어 지역 전체의 소아진료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지역사회는 평가하고 있다.
     
    HB1985에 참여를 하고 있는 이현우씨 "부모가 만든 첫걸음이지만, 지역을 지키는 힘은 결국 지역민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회원 최항석씨는 "부모로서 느낀 불안, 그 감정이 10명을 움직였고 이제는 지역을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이곳의 내일을, 우리가 직접 밝힐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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