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토론회. 연합뉴스수도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용 절감과 전력 구매 규제 완화를 통해 기존 전력 공급 구조를 보완할 대안으로 '직접구매계약(PPA)'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실 주최로 열린 'AI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전력공급 방안 토론회'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전력 격차가 향후 AI 데이터센터 확산의 핵심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의원은 "AI 데이터센터 유치는 지역 균형 발전과 AI G3 도약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현재 국내 전력 소비의 약 40%, 데이터센터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송전망과 전력 수급 계획은 급증하는 AI 전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도 "수도권 전력 수요 비중이 전국의 40%에 달하지만, 자체 공급 여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결국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전력을 송전망을 통해 끌어오는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전망 건설은 주민 수용성 부족, 지자체 협의 난항, 보상 문제,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으로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박 교수는 전력이 상대적으로 남는 호남·영남·강원·충청권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유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기 해법으로는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가 인근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직접 조달할 수 있도록 직접구매계약(PPA)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력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지역의 낮은 전기 요금으로 기업이 발전사와 직접 전력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해, 전력 소모가 큰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도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PPA 사례를 언급하며, 재생에너지와 무탄소 전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PPA'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 전문위원은 "미국 아마존은 세계 최대 PPA 구매자이며 2024년 탈렌 에너지 데이터센터를 인수했다.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원전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제성 문제로 폐쇄됐던 스리마일 섬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하기 위해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 장기 PPA를 체결했다. 구글은 전력망 전체가 24시간 무탄소 에너지(CFE)로 돌아가게 만드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하이브리드 전력을 PPA로 확보하되, 대상·규모·계약 기간 등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풀어 수요자가 전략적으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선 △송전망 이용요금 대폭 감면 △비수도권과 수도권 간 전기요금 차등화의 우선 시행을 단기 대안으로 제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 이후 송전망을 확충한 뒤 수도권 AI 데이터센터 입지를 단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