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태원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앞두고 묵념하고 있다. 심동훈 기자지난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1주기를 맞이한 가운데 유가족들이 전북을 찾아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높였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는 18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 참사는 질서 있게 수습된 참사로 기억되지만 유족들이 요구하는 진실규명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유족들은 "처참했던 참사 현장에서 가족의 시신 조각 하나라도 더 찾기위해 절규하는 현장에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책임지는 자도 없었다"며 "그 과정에서 유족들에겐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고 국토부와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국제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빠른 수습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고의 책임은 죽은 조종사와 새들에게만 떠넘겨졌고 참사 1년이 지나도록 구속, 징계, 처벌 등 책임을 지는 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며 "국회가 졸속으로 제정한 특별법에도 가장 중요한 진상 규명과 참사의 명칭조차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은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은 진실과 연대의 버스에 몸을 싣고 진실 규명을 외치며 전국 순회를 시작한다"며 "세월호와 이태원, 오송 참사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의 유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시민들을 만나며 진실을 향한 연대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다"고 밝혔다.
연대 발언을 하는 문성철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장. 심동훈 기자이날 기자회견에선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과 노동·종교계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문성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장은 "참혹한 비행기 사고 장면이 비춰질 때 이태원 유족들이 겪었던 길을 제주항공 유족들이 걷지 않기를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이 마주한 현실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일 것이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민들은 알고 있다"며 "우리가 함께 연대해 끝까지 진실을 밝히라고 외치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며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경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이재명 정부만큼은 유족들을 이렇게 내버려두면 안됐다"며 "정부가 바뀌어도 참사를 대하는 국가의 자세와 목소리가 같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가는 수많은 죽음의 책임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면 안된다"며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유족의 고통에 제대로 고개 숙이며 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외쳤다.
기자회견 도중 추모의 뜻으로 묵념을 하는 문정현 신부. 오른쪽은 이민경 민주노총 전북본부장. 심동훈 기자'길 위의 신부'로 불리며 평화·인권 운동 등에 힘쓴 문정현 신부도 "제주항공 참사는 계엄과 대선 등 여러 이슈에 묻혀 어느 순간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며 "약자를 향한 시선과 그들과 함께 함이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기에 유족들을 응원하고 사회적 연대에 동참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 1주기를 맞아 진상규명 버스가 전국을 돌며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무안공항과 여러 곳곳에서 추모 및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와 미사가 열릴 텐데 시민들이 함께해 연대의 힘을 보여줬음 좋겠다"고 밝혔다.
재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 유포나 피해자에 대한 비난을 삼가주세요. 재난을 겪은 뒤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는 경우 ☎02-2204-0001(국가트라우마센터) 또는 1577-0199(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로 연락하시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