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연합뉴스외화 밀반출 문제를 두고 업무보고에서 질답을 주고 받았던 이재명 대통령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7일 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산업통상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행정영역에서는 허위보고를 절대 하면 안 된다"며 "차라리 모르면 모른다고 하시라. 제가 모른다고 야단쳤느냐"고 운을 뗐다.
그는 "수없이 강조해도 가끔씩 정치에 물이 너무 많이 들었는지 그런 사람도 있다. 1분 전에 얘기한 것과 1분 후에 얘기한 것이 다르다"며 "이 자리에서 얘기한 것 하고 다른데 가서 또 다른 얘기를 한다. 그러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발언은 특정 인사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 12일 업무보고에서 외화 밀반출 문제를 두고 '책갈피 달러' 등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질문을 받았는데 다소 다른 대답을 해 이 대통령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후 이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외화 밀반출에 대한 "전수조사는 실질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공항공사 업무가 아닌 세관의 업무가 확실하다"고 다시 선을 그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날 "관세청에 질문을 해 봤다. 관세청이 외환 관리를 하니까 당연히 관세청이 책임을 지는 줄 알았더니, 관세청장이 '자기들이 실제 하는 것이 아니라 공항공사가 한다'고 해서 믿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파악된 것은, 관세청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관세청이 양해각서(MOU)를 맺고 공항공사에 위탁을 했다. 1만 달러 이상 외화 반물 문제는 공항공사가 검색을 대신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어디에서 이 것을 알았느냐면 기사 댓글을 보고 알았다. 그런데 공항공사 사장은 처음에는 자기들이 하는 일이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세관이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얘기했다"며 "MOU를 체결해서 세관이 아니라 공항공사가 하는 것이 맞다는 댓글이 있더라. 대중들은 다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행정과 정치는 명확하게 구분된다. 이 자리는 행정을 하는 자리"라며 "여기는 지휘하고 명령하고 따르는 행정 영역이다. 정치적 논쟁의 자리가 아니다. 왜 그것을 그렇게 악용을 하느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사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MOU는 양해각서로 협력의사를 나타내는 것이고 법적책임이 없다"며 "외화 불법반출 단속의 법적 책임은 관세청에 있고, 인천공항은 MOU로 업무협조를 하는 것"이라고 재차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와 달리 위탁은 법령 혹은 계약에 따라 업무를 다른 기관에 맡기는 것으로 법적 책임이 있다"며 "위탁받은 적이 없다. 공사는 외환불법반출 관련 법적 권한과 책임이 없어서 MOU를 채결해 유해물품 보안검색 시 관세청 업무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보고를 해줄 것을 국정최고책임자의 참모들께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