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최근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구민 만족도 92.9%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며 공개리에 칭찬했다.
이에 정 구청장은 "원조 '일잘러'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다니 감개무량하다"고 화답했다.
'일잘러'는 '일 잘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시의 재정을 효율화하고 청년 배당 등 파격적인 복지 정책을 추진하며 '일잘러'의 원조로 통했다.
두 사람은 시장 재임 기간 내내 높은 시민 만족도를 유지하며 행정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공유중이다.
실제로 일하는 방식, 정책 목표, 리더십 스타일에 두 사람 사이에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
효능감 있는 행정
연합뉴스·성동구 제공두 사람의 행정 목적은 한마디로 '주민 효능감 극대화'다. 숙원 사업 해결과 일상 속 불편 개선에 집중하며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우선순위에 둔다.
정 구청장은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금호장터길 확장 등 수십 년간 누적된 지역 민원을 풀어냈다. 또 구민이 원하는 정책을 먼저 듣고 해결에 나선다.
성수동 주민 서혜영(53) 씨는 "길을 걷다가 쓰레기더미가 보이거나, 보도블럭이 깨져있으면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린다. 그러면 곧바로 구청에서 나와 조치한다. 또 그 결과를 SNS에 올려준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자랑스레 들려줬다.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대통령도 무상복지 3종 세트, 공공기관 유치 등 굵직한 정책으로 주민 체감도 높은 행정을 펼쳤다. 두 사람의 정책은 모두 '실질적 변화'를 특징으로 한다.
추진력과 돌파력
주민들은 두 사람을 '추진력 있는 리더'로 기억한다. 서씨 역시 둘의 유사점 1번으로 주저없이 '추진력'을 꼽았다.
두 사람 모두 관례와 갈등을 피하지 않는 '돌파형' 리더십으로 신사업, 선도 정책을 과감히 도입했다.
성동구는 전국 최초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스마트 쉼터·스마트 횡단보도 같은 기술 기반 포용 정책을 내놨고, OECD와 국제디자인어워드 수상까지 이어졌다.
이 대통령도 여전히 정책 실행의 속도를 중시한다.
직접 소통의 정치
성동구 제공 눈에 띄는 또 다른 공통점은 소통 방식이다. 두 사람 모두 주민과 직접 연결된 채널을 갖고 일상적으로 민원을 확인·답변하며 '가까운 행정'을 구현했다.
정 구청장은 자신의 문자전용 휴대폰 문자로 관내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구민들에게 알린다. 구민들로서는 소식지를 볼 필요가 없다. 오히려 구청장이 보내온 문자에 따끈따끈한 정보가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주 폭설이 내렸을 때도 정 구청장은 상황을 발 빠르게 주민들에게 문자를 전송하면서 "위험 구간을 알려주면 조치하겠다"고 알렸다.
이 대통령 역시 성남시장 시절 SNS와 영상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구축했다.
두 사람은 행정 성과를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주민 설득을 통해 동력을 얻는 전략을 취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 해결 지향의 실용적 포퓰리즘
성동의 성공버스(무상 교통), 성남의 무상복지처럼 두 사람 모두 '보편복지형 정책'을 지역 상황에 맞게 실현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전문가들은 두 지도자의 행정방식을 '실용적 포퓰리즘(Practical Populism)'과 '문제 해결 지향성'으로 요약한다.
주민이 느끼는 변화, 높은 만족도, 과감한 예산 투입, 직접 소통을 핵심 축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책 DNA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성동구 왕십리에 산다는 이연옥(58)씨는 정원오 구청장 11년 재임 기간 집값이 뜸뿍 올라 좋다며 좀처럼 말을 멈추지 못했다.
"왕십리에 살면서도 과거에는 어디 사냐는 물음에 '한양대 근처'라고만 대답했었지요. 왕십리가 지저분하고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나 왕십리 산다'고 떳떳하게 말하고 다녀요. 성북구나 동대문구 사는 친구들도 많이 부러워해요. 저 뿐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 되게 자부심이 높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