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에 향후 450조원 투자할 것을 밝혔다. 이 가운데 플랙트는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광주광역시에 생산라인 건립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삼성전자가 최근 인수한 유럽 대형 공조기업 플랙트(FläktGroup)의 한국 생산라인 구축을 내부적으로 공식 검토하면서, 광주가 유력한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광주광역시와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은 대통령-총수 간담회 이후 공개한 보도자료와 조직 내부 검토 과정에서 '플랙트 한국 생산라인 구축'을 명확한 추진 과제로 설정한 상태다.
플랙트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규모의 중앙공조(HVAC)·정밀 냉각 설비 전문 기업이다. 대형 데이터센터, 바이오·반도체 공정시설, 병원·산업시설 등에 공급하는 고부가가치 공기조화·냉각 솔루션을 주력으로 한다.
삼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생활가전 중심의 공조 기술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용 중앙공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하는 차세대 냉각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기술·제조 플랫폼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플랙트는 그동안 유럽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는 아시아·한국 권역의 제조거점 확보가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꼽혀 왔다. 삼성 내부에서도 "플랙트 장비의 국내 생산 인프라를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기존 산업 전략 또한 국내 제조 기반 확대, 생산 인력 확보, 미래산업용 생산기지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플랙트 한국 공장 신설은 그룹 차원의 중기 전략과도 일치하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광주가 후보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이미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생산기지가 자리하고 있고, 일부 유휴부지와 추가 설비 배치가 가능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AI·미래차 전략과 산업단지 확장, 인력 공급 기반 등 대기업 제조라인과 연계 가능한 여건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최근 '더현대 광주' 착공식 축사에서 "조만간 삼성전자가 광주에 어떻게 투자할 건지 여러분에게 보고 드리겠다"고 밝혀, 삼성의 신규 투자 가능성에 대한 지역 내 기대감은 더 커진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구조나 부지·규모·인력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단계다. 플랙트의 제품군이 기존 삼성 가전과 다른 전문 제조 설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설비 분석과 생산 프로세스 설계, 투자 규모 산정과 부지 확정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삼성이 투자 '사전구조'를 확정해야 비로소 지자체와 본격적인 실무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플랙트 한국 생산라인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구체적 사업구도와 후보지 검토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한국 생산라인 구축은 내부에서 공식 검토 중이며 광주도 유력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아직 광주시와 실무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